구영배 ‘티메프 합병안’에는 “말도 안 되는 얘기”

류광진 티몬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기업회생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규모 판매 대금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과 위메프 두 회사는 지난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임세준 기자
류광진 티몬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기업회생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규모 판매 대금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과 위메프 두 회사는 지난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류광진 티몬 대표는 2일 큐텐그룹과 별개로 독자 경영체계를 구축해 사모펀드 운용사(PEF) 등을 상대로 티몬의 분리 매각이나 자금 유치를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대표는 “이제부터 티몬은 큐텐그룹 차원의 지원을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그룹과 별개로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독자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피해복구를 빠르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큐텐은 산하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위메프 지분도 큐텐코리아와 함께 72.2%를 갖고 있다.

그는 티몬 회생안에 대해 “대형 투자사를 상대로 투자 유치(펀딩)와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며 “해당 투자사는 인수합병(M&A)을 많이 해본 곳으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이커머스에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에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받아 석 달 정도 시간을 확보한 뒤 정부쪽 지원도 받고 하는 과정에서 티몬 운영이 재개되면 (투자사가) 부담해야 할 자금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구영배 큐텐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티몬·위메프 합병법인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티몬·위메프 모든 주주를 설득해 합병 찬성을 얻기 힘들고,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채권자)들에게 전환사채(CB)를 갖고 투자하라고 하는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류 대표는 “제가 판매자라도 10억원 빚 상환을 받아야 하는데, (미정산금을) CB로 전환하라고 하면 누가 하겠느냐. 직원들도 ‘멱살 잡힐 일’이라고 한다”며 “더구나 티몬과 위메프는 비슷한 성격의 플랫폼이어서 합병해도 좋을 게 없고, 통합해 매각할 가능성이 작아 분리 매각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또 구 회장이 티몬 등 인수를 지휘했고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 자금도 모두 큐텐그룹에서 관리해 재무 상황이나 유동성 위기 도래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티몬 대표로 있으면서 큐텐 본사의 많은 통제를 받았고 건전하게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린 게 너무 후회스럽고 가슴이 매우 아프다”며 “(유동성 위기) 시그널을 그룹 차원에서 인지했음에도 대처가 늦었다”고 했다.

이어 “티몬에는 재무 조직이 없어 현금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며 “대표로서 창피하지만 법인 인감도 없고, OTP(비밀번호 생성기)를 본 적이 없다. 법인인감은 큐텐테크놀로지 재무에서 갖고 있다. 티몬 대표를 맡은 이후로 그랬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구 회장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목했다.

그는 “구 대표가 티몬을 인수할 때 티몬에 6400억원의 갚아야 할 돈이 있음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위메프를 인수할 때도 (빚이) 몇천억원 있었다”며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부채를 껴안고 회사를 산 게 잘못된 거다. 그랬으면 자금 유치를 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대표는 “6000억원의 빚이 있는 회사를 인수하려면 3000억∼4000억원의 자금을 넣을 각오를 해야 했다”며 “돈이 들어왔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 대표가 계열사 재무 상황은 공유하지 않고, 분기마다 큐익스프레스를 상장한다고 말하고 큐익스프레스 상장 후 큐텐도 상장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티몬·위메프 판매자금 1조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남은 돈이 없다고 답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