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대표 출마 선언…연임 시동
민생 비롯해 각 분야 비전 두루 언급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 없다”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당대표직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연임 의지를 다졌다. A4 용지 17매 분량 8000자가 넘는 출마선언문에는 평소 강조하던 민생을 비롯한 각 분야 비전이 두루 담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치러지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4일 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서 당대표직을 사임한 뒤 16일 만에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민 옆에 이재명,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제시한 이 전 대표는 저성장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비극적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운을 떼면서 최근 과로로 숨진 택배기사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며 “이 자리에 선 이유”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주의와 민생의 최후 보루인 국회에 국민의 마지막 기대, 이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 국민께서 민주당에 부여한 책임이 한 시대의 무게만큼 막중하게 다가온다”며 “단언컨대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하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경제가 곧 민생이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AI)으로 나날이 변모하는 시대상을 언급하면서 “기초과학과 미래기술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 전 대표는 “높은 생산성의 토대인 과학기술은 공유자산의 일부이고, 구성원의 기본적 삶의 보장돼야 공동체가 유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기후위기와 경제적 관점에서 ‘재생에너지’ 활용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기후 위기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은 이제 당면한 현실이 됐다”며 “재생에너지 생산은 국민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에너지 수입을 대체해 경제 체력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과학기술 시대의 혁신을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전 대표는 “기술을 주도할 인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혁신적 교육프로그램 도입 필요성을 꺼냈다. 또 과학기술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된다고 강조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이고 저점 갱신을 계속 하는 상황에서 노동 문화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안보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잠재적 국가지도자’로서의 면모도 내세웠다. 그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우리에게는 평화가 곧 경제고 안보가 곧 민생”이라고 했다. 이어 “외교의 목적인 국익”이라며 “외교가 우리 기업과 경제인들의 대외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영토 확장을 통해 도움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출마선언 장소로 중앙당사 당원존을 선택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주인은 250만 당원동지들”이라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 더 큰 변화,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당 합법화와 후원제도 도입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