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새해부터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배당주들이 코스피를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배당주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나이스정보통신의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은 전일 종가 기준 24.0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1% 가량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다른 고배당주들도 대부분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벽산의 주가가 새해 들어 9.02% 오른 것을 비롯해 강원랜드(6.79%), KT&G(0.8%) 등도 수익를 냈다. 하이트진로(-0.4%), SK텔레콤(-1.7%) 등은 코스피보다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통상 배당주는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날, 지난해는 12월 27일) 이후 한동안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배당 시즌이 아닌 1월부터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나이스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배당락일과 비교해 22.68%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강세의 원인을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에서 찾는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보장하는 배당주의 매력이 연초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저금리 기조 속에 연기금과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배당주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고,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에 대한 배당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배당주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배당주의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 미국 시장은 IT버블 붕괴와 함께 S&P지수가 40% 가량 하락했지만 연 평균 3% 이상 배당을 한 배당주들은 같은 기간 50% 가깝게 주가가 상승했다”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현재가 배당주의 가치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저금리 한국시장에서 고배당은 하나의 메가 트렌드(거대한 시대적 조류)가 될 것”이라면서 “주식을 판단할 때는 이익 성장과 배당을 반드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