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인구 1000명당 의사수·중증질환 환자 사망률 전국 최하위
이강덕 포항시장 “지역 의료격차 해결 위해 포스텍 의대 유치 필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전국 최악’ 수준으로 알려진 경상북도 지역의 의료 불균형을 해소키 위해 포스텍 의대와 안동대 국립 의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지역으로 포항이 최적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포항시는 2일 오후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찾는 포항 미래 발전포럼’을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와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포스텍 의대와 안동대 국립의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재 포항시북구 국민의힘 의원, 이상휘 포항시 남구·울릉군 국회의원 당선자,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김성근 포스텍 총장,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 지역의료혁신센터장, 김주한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를 비록한 지역 R&BD 기관장, 관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선 포항의 지역 의료 붕괴 상황에 대한 진단이 나왔다. 지난 2018년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포항시가 속한 경상북도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1.3명으로,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료가능 사망률과 중증질환 입원환자 사망률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도내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하기도 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고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을 살리기 위해선 교육과 의료여건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며 “포스텍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하는 것이고 포항과 지방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수도권 의료 쏠림 문제와 지역 의료격차,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고, 바이오 헬스케업 산업을 포항에 육성하기 위해선 의대 유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성근 포스텍 총장은 “포항은 포스코라는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첨단 기업이 모여있고 포스텍과 안동대 등 교육기관과 함께 포항시의 적극적 지원이 있다”며 “특히 포스텍은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인공장기 등 의료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이 있어 이와 연계해 바이오 기업들이 포항에 자리를 잡게 된다면 지역 경제와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연사들도 포스텍 의대 신설에 힘을 실었다. 기조발표를 맡은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융복합 바이오테크가 미래 의료시스템을 결정짓는 바이오경제 시대에 들어섰다”며 바이오헬스 산업과 연계한 의료체계 구축은 물론 연구·개발·사업화 기반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며 최적지로 포항이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철홍 포스텍 IT 융합공학과 교수는 “포스텍 의대 설립을 통해 포항시는 과학·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학교육의 표준모델을 정립하고, 차세대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하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헬스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포스텍 의대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민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의사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국의 최상위 인재들이 의대로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임상뿐만 아니라 기초과학·자연과학·공학 등 의과학 연구를 포함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의 중심축을 담당할 ‘의사과학자’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세션이 끝난 이후에는 ‘바이오헬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토론도 이어졌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 및 지역의료혁신센터장을 좌장으로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장, 박대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팀장, 노두현 코넥티브 대표, 손은주 바이오앱 대표, 이진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지역 의료가 붕괴 위기에 다다랐다는 진단에 공감하며 포스텍 의대 신설을 통해 포항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