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본지 대담
60~70년대는 경제개발이 최고의 미덕이었던 시대다. 무조건 빨리 만들어내고, 수출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광복 70년, 산업 70년을 맞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제 속도에만 매달려선 안된다. 두자릿수 고속성장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 더이상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면 우리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데 힘써야 한다. ▶관련기사 15면 헤럴드경제와 현대경제연구원과의 신년 공동기획 ‘광복 70년, 산업 70년: 경제, 산업 그리고 삶의 변화’ 시리즈의 마지막 지상대담에서도 경제전문가들은 “이제 정부가 기업을 직접 보호하고 육성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입을 모았다. 대신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정부가 주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중견국에 도달해 있는만큼 정부는 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 민간기업에서는 어려운 기초학문과 R&D 투자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한 질서 있는 시장경제 조성과 규제개혁,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역외투자환경 조성도 정부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와 관광, 교육, 금융 등 서비스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정부의 ‘조력자’ 역할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생산성이 낮고 해외 시장 경쟁력이 취약하다. ‘수출 서비스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고 재정과 금융지원을 통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직접 지원하기 보다, 중소기업들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기업에 의존하는 하청기업보다는 기술력과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자생형’ 중소기업이 앞으로 히든챔피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스스로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나서는 중소기업을 선별해 그 성과에 연계해 지원하는 ‘성과연계형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경제전문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앞에 둔 오늘날, 경제성장보다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태형 원장은 “2013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근로시간이 1770시간인데 우리나라는 2160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면서 “삶의 질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시퇴근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