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약 제시한 후보자들 중 재원마련 계획 공개는 28%
필요 재원 최소 554조원…경기도 145조원~148조원 추산
개발공약 실현 가능성 36%에 불과…5점 만점에 1.8점
경실련 “속 빈 개발공약보다 민생 위한 정책 공약 필요해”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들이 내놓은 개발공약의 전체 재원이 554조원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2024년 한해 예산안 규모(656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철도 노선 연장, 역사 신설과 같은 개발공약은 2000개가 넘었다. 공약 실현 가능성은 36%에 불과했고, 재원조달 계획을 밝힌 공약은 28%에 머물렀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의 총선 개발공약에 대한 전문가 분석 및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5명의 도시·부동산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번 평가는 경실련이 시사저널과 공동으로 6개 정당 254개 지역구 후보자들을 전수조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개발공약을 제시한 6개 정당 후보자들 중 재원마련 계획을 공개한 이들은 153명(28%)이며, 이들이 밝힌 내용을 토대로 추정한 필요 재원의 총액은 554조원이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145조481억원~148조47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은 129조7631억원~130조8641억원으로 추산돼 그 뒤를 이었다. 개발공약 재원 추정액이 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으로 1조6191억원이었다.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개발공약의) 재원 규모가 비공개되거나 미정인 1882건까지 고려하면 필요 재원의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황지욱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개발 공약을 제시한 후보들이 최소 수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개발이 만일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해당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인지, 발생가능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당들이 발표한 공약 다수가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후보자들이 내놓은 총 2239개의 개발공약들을 평가한 결과 실현 가능성은 36%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공약별 점수를 매겼을 때, 전체 공약의 실현 가능성 평점은 1.8점이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철도(전철) 노선연장’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로건설 4건 ▷도시개발 3건 ▷철도(전철) 역사신설 2건 ▷철도(전철) 지하화 2건 ▷기업유치 1건 ▷특구지정 1건 ▷문화체육시설 1건 순이었다.
경실련은 “철도, 전철 지하화 등의 사업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으며 사업비 증가 리스크와 시행·시공사 부도 리스크,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약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라며 “속이 빈 개발공약을 복사 붙이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지역구 구석구석을 살펴 놓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고 금이 간 곳을 고쳐쓰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민생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 공약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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