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마일 피해도 없게 할 것” 발언 화제

양사 ‘마일리지 통합안’ 빠른 시일 내 공개할 듯

대항항공 마일리지, 아시아나보다 가치 높아

“2년 안에 소진 유도·추가 혜택 가능성”

尹대통령이 콕 찝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깜깜이'에서 '귀한몸' 된다? [세모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슈로) 그동안 적립된 마일리지가 깎이거나, 요금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 항공 여행 마일리지는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요금을 비롯한 서비스 품질이 독과점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겠다.”

7일 인천공항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마일리지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과 관련 양사의 항공 마일리지가 콕 찝어 언급됐기 때문입니다. 이날 윤 대통령 발언의 골자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항공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두 회사의 항공마일은 적립과 사용 요건이 다릅니다. 이에 양사가 합병할 경우 마일리지 통합은 어떻게 이뤄질지를 놓고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죠.

우선 적립조건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尹대통령이 콕 찝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깜깜이'에서 '귀한몸' 된다? [세모금]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노선 적립조건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각사 홈페이지]

일단 양사 공식홈페이지에 기재된 적립조건은 유사한 편입니다. 예약등급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 액수는 거의 동일하고, 구간별 마일리지 적립에 있어서만 일부 구간에서 차이를 보이는 정도죠. 하지만 이마저도 미세한 차이입니다.

서울(인천)~뉴욕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6885마일이 적립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이 5마일 적은 6880마일이, 서울(인천)~런던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5646마일, 아시아나가 5651마일 적립되는 정도입니다. 그 외 노선 다수는 적립률이 대부분 동일합니다.

하지만 상당수 여행 마니아들이 활용하는 ‘카드사’의 마일리지는 두 회사의 적립 조건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아시아나항공의 적립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드 사용시 나온 카드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바꿔주는 ‘신한 Hi-Point 카드’의 경우 아시아나 마일은 20포인트 당 1마일, 대한항공은 25포인트 당 1마일 전환이 가능합니다. 타사의 항공마일 적립카드도 대부분이 아시아나 마일 적립 카드가 적립 조건이 좋은 편입니다.

尹대통령이 콕 찝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깜깜이'에서 '귀한몸' 된다? [세모금]
신한카드 Hi-포인트 카드의 항공마일 변환 조건. [신한카드 갈무리]

사용에 있어서도 두 회사의 방식이 다릅니다.

우선 자사 항공권을 발권할 때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사용이 더욱 쉬운편이죠.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보유 숫자가 2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앱을 켜서 마일리지 항공권을 발권하려고 할 때도, 대한항공은 대부분 노선에서 마일리지 항공권 구입(이코노미 기준)이 쉬운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항공권이 없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제휴 항공사를 활용할 경우 더 저렴한 조건으로 다양한 항공편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는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는 비교적 예외적인 방식이죠.

대신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일부 노선에서 사용시 공제액이 더 높은 편입니다.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을 기준으로 대한민국~동남아 노선의 경우 왕복항공권 구매에 7만 마일이 필요한데,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마일은 6만 마일에 불과합니다. 서남아 노선도 대한항공은 9만 마일, 아시아나항공은 7만5000마일이 필요하죠.

尹대통령이 콕 찝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깜깜이'에서 '귀한몸' 된다? [세모금]
대한항공의 미얀마와 베트남 노선 광고. [대한항공 유튜브 갈무리]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했을 때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더욱 가치가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항공 마일리지 사용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죠.

한편 구체적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빠른 시일내에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는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통합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으로 양사는 우리 정부에 받은 기업결합 승인 당시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에 ‘마일리지 통합 조건’으로 해다 내용을 담았습니다. 양사의 통합안은 공정위가 살펴보고 실제 승인을 거쳐야만 시행이 가능합니다. 또 공정위가 승인한 내용보다 불리하게 통합 조건을 변경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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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운용 방식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결합 심사 완료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더라도 향후 2년간은 아시아나항공을 별도 독립회사로 운영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사용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죠.

아시아나항공은 2년간의 통합 절차 기간 아시아나항공 마일 소진을 최대한 유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합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항공 마일리지 사용 여건이 개선될 수 있으니, 이를 보유하신 분들은 이 기간을 제대로 활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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