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장관 출신, 전해철 의원 ‘현역 프리미엄’
‘수박 깨기’ 강성 친명 양문석 “尹 비호세력 암약”
총선 후 친명·친문 당권 경쟁에 ‘대리전 성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친명(친이재명계) 대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친명 대 친문(친문재인계)’로 구체화된 가운데 경기도 안산갑 경선이 주목된다. 이곳에서 대표적인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친명 중에서도 ‘강성 친명’으로 불리는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맞붙기 때문이다. 경선 결과에 따라 계파간 힘겨루기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의원과 양 전 위원장이 경쟁하고 있고 안산갑 경선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다. 전례를 볼 경우 경선 결과는 이르면 13일 오후 늦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따지면 전 의원이 유리한 ‘경선 환경’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 뿐만 아니라 3선 중진인 만큼 지역 기반이 견고하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경선 결과는 안개 속이다. 전 의원은 의원 평가 하위 20%로 통보 받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하위 10%’는 경선 득표의 30%를, ‘하위 10~20%’는 20%를 각각 감산하는 ‘현역 페널티’ 규정을 적용한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된다. 전 의원이 일반 시민들의 지지도에 기댄다면 양 위원장은 이 대표의 팬덤으로 지칭되는 강성 지지층에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양 전 위원장은 비명계를 일컫는 ‘수박’을 척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전력이 있다. 실제 수박 관련 발언으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까지 받은 바 있다. 강성 지지층의 세가 강한 권리당원이 양 전 위원장의 ‘정치적 뒷배’인 셈이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상록수역 광장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내에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윤석열 비호세력들이 아직도 암약하고 있다”며 “양문석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과 싸우지 않는 민주당 정치인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가 향후 당내 권력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 이후 ‘친명’과 ‘친문’으로 양분된 당권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번 공천으로 친명계 인사들을 대거 포진 시킨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중성동갑 공천에 배제돼 반발했지만 결국 당에 잔류하기로 결심한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향후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하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이번 안산갑 경선이 향후 당권 경쟁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