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사무실에 침입해 경찰 2명을 포함해 12명을 총을 쏴 죽게 한 용의자 3명은 여러 정황 상 군사 훈련을 받은 전문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용의자 중 1명이 “언론에 우리가 ‘예멘의 알카에다’라고 말해라”고 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이들이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에 몸 담았거나 중동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용의자들이 공격 내내 조용했고, 무차별 난사가 아닌 1~2발 총격을 가했던 점, 경찰 차량 앞유리에 탄알 구멍의 패턴 등은 훈련받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도 “용의자들은 팀으로 움직였고, 각자의 포지션을 맡았다”며 “이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범행이라기 보다 외부 테러리스트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주간지 사무실 총격 사건 이후 경찰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주간지 사무실 총격 사건 이후 경찰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검은 두건을 쓰고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들이 닥쳤으며 총을 몇차례 연발했을 뿐 난사하지 않았고, 경찰과 맞딱뜨렸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기민하게 도주했다. 이들은 총격 도중 “알라는 위대하다”, “우리는 예언자의 복수를 갚았다”고 외쳤다.

토니 셰퍼 전 미군 중령은 가디언에 “그들은 매우 전문적이고 잘 조직돼 있으며, 시간을 잘 맞췄다. 군사 훈련을 받지 않고는 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의자들은 범행 이전에 사전 모의까지는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괴한들은 애초에 샤를리 엡도 사무실을 잘못된 주소지로 찾아갔고, 제 주소를 찾은 뒤에도 다른 쪽 계단으로 올라가 주변에 길을 물었다.

용의자 중 1명이 예맨의 알카에다 조직원이라고 말했다면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를 염두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멘 알카에다 지부인 AQAP는 십년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방된 뒤 끊임없이 서방에 대한 공격을 노려왔다. 지난해 AQAP가 발행하는 웹진 ‘인스파이어’에 실린 ‘수배자’ 목록에는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샤를리 엡도의 편집장이자 만화가 스테판 샤르보니에르(47)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AQAP은 주로 자살 폭탄 테러를 쓰며, 이전에 프랑스를 공격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AQAP가 이번 공격을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라파엘로 팬투치 국제학 이사는 “아직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모방범죄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