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1900년 16억명, 2014년 72억명, 2082년 100억명...

약 20만년간 거의 일정한 수를 유지하던 세계 인구가 팝콘 터지듯 눈깜짝 할 사이에 증가한 수치다. 지금도 4,5일에 100만명씩 늘어난다는 통계다.

일찌기 경제학자 맬서스는 인구와 인간의 미래를 걱정했지만 사람들은 코웃음쳤다. 맬서스는 1798년 발간한 ‘인구론’에서 “인구의 폭발적 증가세에 비해 식량은 더디게 늘어난다”며, 불균형 때문에 인류는 필연적으로 기근과 빈곤을 겪게 되리라고 예견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1968년 폴 에를리히도 ‘인구폭탄’을 통해 인구폭발 파멸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역시 조롱거리가 됐다. 그럼에도 상황은 낙관적이 않다. 최근 인구문제는 경제와 인류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했다. 이를 다루는 시각은 대체로 둘로 나뉜다. 하나는 늘어나는 인구로 결국 인류는 절망적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와 인구의 둔화가 성장을 떨어뜨려 암울한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논리다.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대 교수인 앨런 와이즈먼은 최근 저서 ’인구쇼크’(알에이치코리아)를 통해 맬서스의 재앙을 상기시킨다. 맬서스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는 그저 한 세대 정도의 시간을 확보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기술개발과 성장의 한계, 자원 고갈의 신호들이 속속 터져 나오며 뒷받침되고 있다. 평균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곡물 수확량은 10퍼센트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다. 70억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려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금, 100억명의 살게 될 미래는 어떨지 상상해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와이즈먼은 “모든 생명의 역사를 보면 자신의 자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난 종은 모두 개체군 붕괴를 겪는다. 그리고 이 붕괴는 때로 종 전체에 치명적이다.”며, “ 문제는 단순히 우리가 성장을 중단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말 그대로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우리 인간의 능력 범위 안에서 인구를 줄여야 할 것인가의 여부일지 모른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인류의 유일한 선택지는 저출산이다.

그의 해법은 경제학자들이 제시하는 성장의 길과 방향이 전혀 다르다. 저출산은 노동력 부족과 소비 위축 등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보고 있기때문이다.

와이즈먼은 일본 석학 마쓰타니 아키히코 교수를 인용, 이를 반박한다. 성장과 인구에 대해 인구가 감소해 국가의 GDP가 감소하더라도 국민1인당 소득은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구가 줄어들수록 노동력은 더 귀해지기때문에 기업은 임금을 올리고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복지 문제에 더 신경을 쓰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연금 문제 역시 인구 감소에 따라 줄어드는 기반 시설 투자 금액과 정부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논리다. 말하자면 성장없는 번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 인구구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온 미래학자 해리 덴트는 인구감소가 가져올 경제 파국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최근 펴낸 ‘인구절벽’(청림출판)에서 가장 먼저 인구절벽을 맞이한 일본을 예로 들며, 소비가 많은 장년층 인구가 줄면서 소비위축으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수상태라고 진단한다. 양적 완화로 숨을 잇고 있지만 얼마나 유지될지 숨죽여 지켜볼 뿐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일본을 읽는 시각이 와이즈먼과 정반대다.

일본과 미국의 인구구조와 소비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저자는 일본의 경우 1990년에 처음으로 급격히 내려갔다 반등한 뒤 1997년부터 장기 하락세를 이어오다 에코붐세대(1976년~2007년 출생) 덕에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완만하게 반등하지만 이후엔 더 깊은 인구절벽의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그는 일본에 22년 뒤쳐져 있는 한국은 2018년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수십년간 소비 흐름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한국보다 먼저 인구절벽에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몇년 이내에 전세계 주요국가들은 일본을 따라 식물경제에 빠진다, 빠르게 고령화하는 선진국들은 정상화하지 못할 것이고 10년안에 글로벌 부채 위기가 터진다. 중국의 버블 붕괴는 위기를 더 심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차기 호황기는 인구구조 추이가 다시 올라가는 2020년초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은 인구구조적 소비 흐름이 정점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과 선진국 중에서는 아직 인구구조가 견고하다는 점을 위기 극복의 버팀목이라고 설명한다.

인구와 성장, 자원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은 일견 혼란스럽게 보인다. 와이즈먼이 인구를 본질적 요소로 보고 구조를 흔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덴트는 현상 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측면이 있다.

어찌됐든 저자들이 제시하는 미래에 장밋빛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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