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민MC 강호동, 예능꾼 하하, 신 예능대세 강남에 개그맨 정태호, 가수 김범수, 모델 박영준 등 인기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관찰형 리얼리티’가 대세로 떠오른 때에 다시 한 번 ‘리얼 버라이어티’를 들고 나온 KBS 2TV ‘투명인간’이다.
7일 첫 방송된 ‘투명인간’은 직장인들의 신청을 받아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예인들이 직접 회사를 방문, 일종의 ‘웃음 참기’ 게임을 벌이는 예능이다. 연예인들은 찾아간 회사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웃기기’에 전념하면 되고, 직장인들은 연예인들의 공격을 참아내면 포상휴가를 얻는다. 눈 앞에 나타난 연예인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웃음을 참으면 ‘직장인들의 꿈’이 실현된다.
이날 첫 방송에선 멤버들과 게스트 하지원이 출연,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예능인들이 온 몸을 불사르는 공격은 눈물 겨웠으나 이들에겐 쉽지만은 않은 방식이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 웃음을 유발해야 하나, 그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에겐 다소 지루하고 인위적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이미 현재의 예능 트렌드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리얼인데, 시청자들이 몰입해 바라보기엔 ‘웃기려고 작정한’ 예능인들의 처절함이 오래된 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군분투하는 예능 선수들은 자신의 ‘예능감’을 평가받는 냉혹한 자리인 셈이다.
‘웃기기’ 위한 방식은 다양했다. 일단 첫 게스트였던 배우 하지원은 애교나 ‘연락처 교환’을 무기로 직장인들을 무장해제시켰으나 ‘진짜 웃음’을 끌어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태호는 개그맨답게 몸개그는 물론 ‘초싸이언’ 변신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강호동이 악을 쓰는 장면은 순간적인 폭소를 끌어냈다. 예능선수 하하는 연기가 가미된 개그부터 ‘저질댄스’까지 선보였다. 다만 100초 안에 직장인을 사로잡기엔 무리였다. 급기야 하하는 제작진을 향해 “도저히 안되겠다. 난 여기까진가보다”고 말했을 정도다. 신흥 예능대세 강남은 활약 자체가 없었다. ‘관찰예능’ 안에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사랑받으며 캐릭터 자체로 웃음을 전했던 강남에게 계획하고 웃겨야 하는 ‘투명인간’은 아직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1, 2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된 ‘웃기고, 웃음을 참는 ’ 이 프로그램에서 예능인들의 고군분투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쉬는 시간에 진행된 일반인들의 ‘뿅망치 대결’이었다.
사원부터 상무까지 한 자리에 모여 뿅망치 대결을 벌이는 일반인들의 꾸미지 않은 모습이 드러난 순간으로, 부하직원은 상사의 이름을 호명하며 가차없이 대결을 폈다. 누구나 겪는 직장생활의 고충이 딱 한 번 마련되는 ‘권력 전복’의 자리에서 통쾌한 웃음을 안긴 셈이다. 예능선수들의 작정한 웃음유발 방식보단 한결 자연스러움이 묻어난 순간이었다.
독특한 아이템을 가지고 안방을 찾은 ‘투명인간’은 첫 방송의 실험정신에 높은 점수를 줄 만 하지만, 게임의 방식이나 과정은 보완이 필요해보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투명인간’ 대결이 꾸밈없는 예능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 자칫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의 진화형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투명인간’은 연예인과 직장인의 보기 좋은 조화로 근래 접하기 드문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매회 새로운 다수의 직장인이 출연하는 만큼 지속적인 노출로 얻어지는 일반인 스타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이들의 참여로 ‘리얼’을 강화하고,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무대에 세워 ‘공감’을 높인다는 의미도 부여할 만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아직 미미하다. 동시간대 경쟁작의 후발주자인 만큼 4.0%로 출발했다. 큰 차이는 없다. ‘라디오스타’가 5.7%, ‘즐거운가’가 4.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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