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사서학을 광범위하게 조명한 책이 대만 학자에 의해 출간됐다.

중국의 다산학 개척자인 차이전펑 국립대만대 교수는 저작 ‘다산의 사서학’에서 다산 사서학의 면모를 동아시아라는 넓은 관점에서 주목한 학자다.

차이 교수는 여유당전서 등 다산의 수많은 1차 사료를 분석해 그의 전체적 이론구조와 해석 방법을 집대성했다.

다산의 사서학은 한때 반(反) 주자학 진영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저자는 다산이 주자의 이기설(理氣說)을 반대했지만 그의 학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만 다산은 이기론에 대한 퇴계학파와 율곡학파의 기나긴 논쟁이 급기야 정치투쟁의 구실로까지 전락한 상황을 우려했다. 다산은 이런 상황의 타개책으로 유학과 이기론의 분리를 생각했다고 책은 소개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다산의 사서학을 반 주자학으로 볼 수 없고, 동아시아 ‘포스트(post) 주자학’으로 분류해야 옳다고 주장한다. 다산의 사서학이 일본 고학파(古學派) 유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학계 통설을 반박하는 데 책의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저자에 따르면 17세기 이후 조선과 일본은 모두 중국 중심의 화이(華夷) 질서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일본 고학파가 주자의 사상을 뜯어고치는 반 주자학의 모습을 보인 반면 다산의 사서학은 주자학을 수정한 ‘조선 중화주의’로 발전했다.너머북스. 김중섭·김호 옮김. 512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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