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누적순익 1.8% ↓

조달비용 상승에 이자장사 ‘제동’

연체율 등 부담 누적…M&A는 숙제

금융지주 해외법인 족쇄 완화…3년간 신용공여 10%p 이내 추가 부여
4대 금융지주

[헤럴드경제=서정은·홍승희 기자] 금리인상기 이자이익을 올리며 실적 황금기를 맞아온 금융지주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줄면서 이자로 얻는 수익도 한풀 꺾인데다 충당금 부담도 실적을 줄였다. 은행의 속도조절을 메워줘야 할 다른 성장축인 비은행도 신통치 않다.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은행권에 초과이익 환수제를 꺼내들고 있다.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에 건전성 확보까지 각종 과제를 끌어안게 됐다.

4대 금융지주 누적순익 감소…비이자이익이 ‘이자이익 하락’ 방어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기준 13조604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1.8% 줄어든 수치다. 사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KB금융, 하나금융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부진한 성과를 내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데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간 대출경쟁 심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이자이익 창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4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0조2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누적기준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3분기만 놓고보면 10조3962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그나마 비이자이익이 3분기까지 9조3160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이자이익 하락을 방어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6.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저하가 가시화된 가운데 금융지주들은 올해 4분기, 내년에 도전의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대출 증가에도 NIM이 이미 하반기부터 하락한데다 대손비용 증가로 인한 순이익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1~5베이시스포인트(bp)씩 하락한 상태다. 예금금리 인상으로 과거와 같은 손쉬운 이자장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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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횡재세·배당 부담…M&A로 성장동력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 횡재세 도입,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 등도 금융지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상황 부진으로 연체율이 늘어나며 대손충당금 적립비용은 갈수록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분기 금융지주들의 연체율은 0.25~0.31%를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우리금융의 연체율이 0.31%로 가장 높았으며, KB금융지주도 0.25%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만해도 4대지주의 연체율은 0.14~0.20% 수준이었다. 여기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금융위·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제를 두고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지주들은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거보다 종합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층 심도 깊어진 스탠스도 보인다. 실적 방어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 상태다. 하나금융의 경우 KDB생명보험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으나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인수 대상을 지속적으로 물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도 고민이다. 올 3분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주당 510원, 525원, 600원, 180원의 현금 배당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변수를 고려해 3분기까지는 직전 분기와 같은 규모로 분기배당을 실시했지만, 연말 결산배당 때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며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4대 지주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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