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과 섬쑥부쟁이의 자연교잡종, 추산쑥부쟁이
완도 특산식물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있다. 완도에 자생하는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자연교잡종이다. 감탕나무 잎은 둥글고, 가장자리가 매끈한데 반해, 감탕나무 잎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발달한다.
완도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형질을 이어받아서 한 나무에 둥글고 매끈한 잎, 날카로운 가시가 돋는 잎, 가시가 어중간하게 돋는 중간 형태의 잎이 함께 달린다. 특이한 점은,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가 함께 자생하는 제주도에서는 완도호랑가시나무 같은 중간 형태의 자연교잡종이 생겨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나의 현상(또는 결과)은 수많은 인연이 겹쳐서 필연으로 생겨난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동일한 수준의 환경이라고 해도 지역이 다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까. 추산쑥부쟁이는 경상북도 울릉군 추산마을에서 처음 발견되어, 2005년에 신종으로 발표된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울릉도 해안가에 (왕)해국과 섬쑥부쟁이가 자생하는 곳에서 혼생하는데, 형태상으로 보아 (왕)해국과 섬쑥부쟁이의 자연교잡종으로 추정된다.
줄기가 두껍게 형성되는 (왕)해국과 높게 자라는 섬쑥부쟁이의 생육특성이 결합되어, 추산쑥부쟁이는 높이 50~100cm 정도로 대형으로 자라며, 줄기는 굵고 튼튼하게 자란다. 이런 특성으로 추산쑥부쟁이는 바람이 강한 바닷가 환경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잘 견딘다. 잎과 꽃은 일반적인 쑥부쟁이류 보다 크고 두껍게 달린다. 꽃은 9~11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달리며, 연보라색으로 핀다. 진보라색으로 피는 해국과 흰색으로 피는 섬쑥부쟁이의 중간 색상인 연보라색으로 핀다.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추산쑥부쟁이는 실생, 삽목, 포기나누기 방법으로 증식할 수 있다. 종자를 이용한 유성증식(실생묘 생산)의 경우, 추산쑥부쟁이 종자의 충실도가 떨어져서 충실종자를 얻기가 어렵고, 파종에서 개화까지 2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당년개화, 균일한 색상의 꽃 생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무성증식(삽목묘, 분주묘 생산)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종자 충실도가 떨어지므로 개화시부터 결실기까지 강한 햇빛에 노출시켜 충실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종자는 10월말에서 11월말에 완숙종자를 채종한다. 종자정선을 할 때 수과(瘦果, 열매가 다 익어도 껍질이 갈라지지 않는 형태의 열매)를 가는 망사주머니에 넣고 비비면 쉽게 씨앗을 분리할 수 있다. 분리된 종자는 바람이 잘 통하는 반그늘에서 2~3일 말린다. 말린 종자는 늦가을에 바로 직파하면 발아율을 높일 수 있다. 직파가 어려운 경우, 말린 종자를 봉투에 담아 냉장(1~4℃) 보관하였다가 이듬해 봄 3~4월경에 파종한다. 종자 파종 전,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도록 물에 2~3일 침지시키거나, 습윤한 상태의 종자를 1~4℃ 냉장실에 2~3일 저온처리를 한 후 파종을 한다. 이렇게 하면 휴면타파 효과가 있어 발아율을 높일 수 있다. 추산쑥부쟁이의 발아율은 10% 미만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따라서, 종자 파종을 통한 대량 실생묘 생산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생묘 확보를 통해 유전다양성을 높이고자 할 경우에 종자 파종을 한다. 파종 후 본 잎이 4장 정도 나온 후, 이식하면 좋다. 실생묘의 경우 파종 이후, 꽃을 피우기까지 만 2년이 소요된다. 단, 가을에 파종하면 이듬해 가을에 바로 꽃을 볼 수 있다. 당년 개화를 목적으로 하거나 꽃색이 균일한 묘를 얻기 위해서는 파종보다는 삽목이나 포기나누기와 같은 무성증식을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단시간 내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삽목으로 증식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삽목은 연중 가능하지만, 장마철 이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삽수는 당년에 발생한 새 가지를 쓰는 것이 좋다. 삽수의 길이는 10cm 내외로 2마디 이상 포함하도록 조제한다. 증산량 조절을 위해 삽수의 맨 위 마디의 잎을 2장 정도 남기고, 아래쪽 잎은 모두 제거해준다. 소독된 칼을 이용하여 가장 아랫부분을 45° 각도로 비스듬히 잘라주는데 이 때 턱잎, 잎자루 부분을 포함해서 잘라주면 발근에 유리하다. 사용된 칼은 70% 에탄올로 주기적으로 소독해서 사용한다. 포기나누기는 연중 어느 때이고 가능하나 이른봄 새싹이 나기 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산쑥부쟁이는 포기번식이 매우 빠르고 퇴화를 막기 위해서 매년 포기나누기를 해주면 좋다. 포기나누기를 통한 증식수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꽃대가 올라오는 시기에 15cm 정도에서 잘라주면 좋다. 이 경우 포기(지하부)의 생장이 촉진되어 포기나누기를 통한 새로운 개체의 생산이 보다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다.
△ 원예·조경용 큰 키에 꽃이 다닥다닥 달리면서도 비바람에 쉽게 넘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으므로 정원이나 화단, 도로변, 수목원 등지에 관상용, 경관조성용으로 식재하면 좋다. 꽃은 8월부터 10월말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서 피고진다. 성질이 강건해서 척박하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식·약용 해국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말린 전초는 천식, 비만 치료에 약재로 쓰인다. 섬쑥부쟁이는 울릉도에서 부지깽이나물로 부르며, 섬 주민들이 즐겨찾는 나물이다. 추산쑥부쟁이 어린 순은 데쳐서 무침을 하거나, 성장한 잎을 장아찌로 담아 겨우내 먹어도 좋다. 애벌레가 즐겨 뜯어먹는 것으로 보아, 추산쑥부쟁이가 식?약용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짐작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돌담정원에도 추산쑥부쟁이가 한창 개화중이다. 작년에 대량증식한 3천본을 식재한 것이, 1년간 훌쩍 자라서 대규모 야생화 경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대견하다. 유망 자생화 발굴 및 개발이 중요한데, 추산쑥부쟁이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 보존 및 증식해서, 개발로 인해 자생지가 줄어들고 있는 울릉도에 복원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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