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식 전날 전원합의체 선고 두 건 예정

마지막 형사 선고, 친족관계 강제추행 사건

강제추행죄 폭행·협박 정도 완화 여부 쟁점

기존 판례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 요건

이번 전합서 성립요건 완화시 향후 새 기준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5월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 5월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퇴임식 전날 마지막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여한다.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선고하는 형사사건은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 정도를 어떻게 볼 것인지와 관련된 사안이다. 이번 전원합의체 선고로 기존 판례보다 강제추행죄 성립 요건이 완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1일 오후 2시 두 건의 선고를 예정하고 있다. 전원합의체에는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이 참여한다. 22일 퇴임식이 예정된 김 대법원장이 재판장으로 선고에 직접 참여하고 판결문에 이름을 남기는 마지막 사건이다.

두 건 가운데 한 건은 형사사건으로, 친족관계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이다. 이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강제추행죄에 규정된 폭행·협박 정도를 기존 대법원의 태도에서 완화할지 여부 및 그 판단기준이 주요 쟁점이기 때문이다.

기본법인 형법은 강제추행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한 경우 처벌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등 특별법도 이를 토대로 강제추행죄의 가중처벌 조항을 규정한다. 대법원 판례는 강제추행죄 성립요건으로써의 폭행·협박 정도에 대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건으로 들어왔다.

오는 21일 선고되는 전원합의체 사건은 A씨가 10대였던 사촌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이다. 하급심은 군사법원에서 진행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원심은 A씨의 물리적 힘의 행사 정도가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볼 수 없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간적 간격을 전제하고 있어 기습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찰의 주위적 공소사실인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을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위력에 의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만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추행 성립 요건을 완화할 경우 A씨 사건은 재판단이 불가피해진다. 나아가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향후 법원의 강제추행죄 관련 폭행·협박 정도에 관한 판단기준도 바뀌게 된다. 반면 기존 법리대로 결론낼 경우 A씨 사건은 그대로 확정되면서 강제추행죄 폭행·협박 정도에 관한 법원의 판단기준도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