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 전국적인 인물로 뜬 노관규 시장 행보도 관심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오는 12월1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전남정치 일번지로 부상하고 있는 순천지역 출마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년 4월10일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은 인구 28만여명으로 전남 최대 도시인 순천시의 경우 2석으로의 분구 여부가 최대 관심사며, 더불어민주당 아성에 국민의힘 이정현·천하람 동반 출격 여부도 정치권의 관심 사안이다.
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는 민주당 소병철 의원(국회 법사위 간사)이 재선을 준비 중인 가운데 허석 전 순천시장, 서갑원 전 국회의원, 손훈모 변호사, 조충훈 전 시장, 김문수 이재명 대표 특보, 조용우 국민대 산학협력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치열한 공천 경쟁 서막을 알리고 있다.


소병철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오하근 전 전남도의원을 공천했지만, 무소속 노관규 후보에 패한 이후 지역위원장에 대한 '공천 책임론'이 제기됐고 공천에서 탈락한 시·도 의원 후보들의 공격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여순사건특별법 통과를 비롯한 입법 성과와 상대적인 청렴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동네 한바퀴'를 통해 시골 마을을 순회하며 지난 3년 6개월 간의 의정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초선이지만 인지도가 높아 후보가 난립할 경우 공천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전임 순천시장을 지낸 허석 전 시장은 금당지구에 '북세통(책·世·通)'이라는 사무실을 내고 시민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달 31일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검찰이 1심과 같은 벌금 500만원을 구형해 10월 19일 광주고법에서 항소심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지만 본인의 출마 의사 행보와 달리 총선 출마조차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처지다.
허 전 시장은 순천지역신문 대표 시절 국가보조금 유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변호사비를 대납해 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출마가 봉쇄된다.
노무현 대통령 의전비서관을 지낸 '친노' 서갑원 전 의원은 대한전기협회 상근 부회장을 맡아 지역의 에너지 선택권이 보장되는 광양만권 에너지 분권과 탄소중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최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생태경제도시 세미나'를 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서 전 의원은 지난달 초순에는 '앙숙' 관계로 알려진 노관규 시장(무소속)과 비밀 회동을 갖고 매산고 선·후배 지간으로서 해묵은 앙금을 털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자는 다짐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내가) 노 시장과 정치적으로 경쟁한 것이지 싸운 것은 아니다"며 주위에 항변하고 있다.
2023순천만정원박람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노 시장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유의 '근질근질'한 성격을 바탕으로 어떤 식으로든 순천 총선판에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노 시장은 '국힘' 당 지도부가 현장최고위원 회의를 갖고 정원박람회의 흥행을 극찬하는 등 민주·국힘 양당의 추파를 받는 경지에까지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손훈모 변호사는 상대적인 젊음을 무기로 지난 1일 순천역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에 참석하고 폐기물처리장 입지 선정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 2학기 때부터는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해 도농복합도시로서 순천시의 6차산업인 농촌융복합산업과 스마트농법를 공부해 농업 문제 해법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정치 세도가'인 승주군 주암면 출신인 조충훈 전 순천시장은 (주)부영 동부권총괄본부장(사장)을 맡아 경영인으로 변신했으며, 정치권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서울에서 정치생활을 하다 고향에 터를 잡은 김문수 이재명 대표 특보는 '어사 박문수'가 연상되는 마패를 들고 다니며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선전전에 집중하고 있다. 행사 때마다 얼굴을 자주 비치고 열심히 활동한다는 평가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행정관을 지낸 기자 출신 조용우 교수도 낙향해 최근 SNS 활동을 시작하고 옛 지인들과 소통하며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 공천에서의 신인 가산점을 염두에 두고 공천 경쟁에 끼어 들고 있다.
조용히 얼굴 알리기를 하고 있지만 '조·용·우' 이름 석자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서울에서 고향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진가가 아직 알려지지 않아 정치 신인의 불리함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자 숙제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장만채 전 순천대 총장의 경우 고교·대학 친구사이인 소병철 의원으로부터 지난해 순천시장 선거에 공천을 받지 못한 응어리가 있다고 전해지며 순천을 떠나 목포나 영암 지역구로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았다는 전언이다.
'국민의힘' 정당에서는 천하람 순천당협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국힘 지도부에 쓴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어 "저러다 공천 못받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런 분위기가 있지만 국힘 현장최고위원 주재차 지난달 31일 순천을 찾은 김기현 대표가 천하람 변호사에 "만나자"고 제안한 이후 순천 웃시장에서 '국밥 조식회동'을 통해 관계 회복이 시도됐고, '국힘' 열세지역인 호남의 경우 천하람을 빼고 갈 경우 후폭풍도 우려돼 '대안 부재론'에 의한 무난한 공천이 예상된다.
박근혜 정권 시절 순천·곡성 지역구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해 두 번(재선)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정현 전 대표(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마음 속으로는 순천에서 출마하고 싶지만 오랜 기간 험지에서 '표밭'을 갈아온 천하람 당협위원장이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에 섣불리 발을 담그지 않고 있다.
만약 순천 선거구가 분구가 될 경우 두 사람 동반 출마가 예상되고, 현행처럼 단일 선거구가 될 경우 이정현 전 대표는 광양제철소 입지 이후 영남 인구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광양·곡성·구례 병합 지역구에서 출마하는 방안 또는 과거 19대 총선에서 39.7%를 얻고도 2위로 낙선한 '광주 서구' 재출마 등의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의당은 아직 국회의원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진보당은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을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해 기성 정당 독주를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22대 국회의원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일은 선거일(2024.4.10) 이전 120일부터인 오는 12월12일부터이며 선거사무소 설치와 명함 배포, 문자메시지 발송, 어깨띠 착용 등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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