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걸쳐 153세대서 전세사기 저지른 일당
‘동시진행’ 수법…공인중개사 A씨 범죄집단 조직
“빌라왕 시켜줄게” 바지명의자 공범 포섭
[헤럴드경제=정목희·박혜원 기자] 이른바 동시진행 수법의 전세 사기로 수도권 일대 부동산에서 353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일대 세입자 153세대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353억여원을 편취한 공인중개사 A씨 등 9명을 사기·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검거(3명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찰은 A씨 지휘에 따라 범죄에 관여한 중개보조원 20명도 추가 입건해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전세사기 대표적 수법으로 꼽히는 동시진행이란 말 그대로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이른다. 전셋값을 부풀려 매매값과 똑같이 맞춘 뒤 세입자가 낸 보증금으로 주택 매매대금을 치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4월과 8월 경기 부천과 서울 구로에 공인중개사사무소를 개설해 동시진행 방식의 전세사기 범행을 실행할 공범으로 분양대행업자, 팀장급 중개보조원, 바지명의자 6명을 포섭해 범죄집단을 조직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빌라왕을 시켜주겠다’는 등의 말로 바지명의자를 포섭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 일당은 바지명의자를 전세보증금 반환에 아무 문제가 없는 ‘투자자’·‘임대사업자’로 포장해, 이를 믿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피해자 전세보증금으로 부동산 매매대금을 치른 뒤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바지명의자 앞으로 이전했다.
이들은 또 처음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임대보증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전세보증금을 올려받았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넘기기 위해 임대보증보험을 발급받았다.
경찰은 피의자 파산에 앞서 바지명의자 앞으로 등기된 부동산을 전수조사해 이 같은 범행 정황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확인된 전세사기 물건 153세대는 인천이 6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과 경기에서도 각각 52건, 36건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몰수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대차계약서 작성 전후 근접한 시점에 체결된 매매계약으로 임대인이 변경되고, 전세보증금과 매매대금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경우는 동시진행 수법의 전세사기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또 “공인중개사 등이 이사비 지원 또는 1~2년치 전세대출금 이자지원 등 선심성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 전세사기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mokiya@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