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과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 추진에 나선 쿠바가 망명객으로 인정해 보호(?) 중인 미국인 지명 수배자를 인도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쿠바로 도피한 미국인은 70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복역 중이던 미국 감옥에서 탈옥한 뒤 쿠바로 넘어간 FBI의 ‘여성 1호 지명 수배자’ 아싸타 샤커(67)의 송환 가능성을 비중 있게 다뤘다.

조앤 케시머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샤커는 1996년 총을 맞고 절명한 힙합의 왕이자, 영화배우인 투팍 샤커의 대모(代母)이기도 하다.

미국 흑인 급진주의 좌파 단체인 블랙 팬더당과 흑인자유군대(BLA)의 일원으로 활약한 샤커는 1973년 미국 뉴저지 주 유료도로에서 BLA 대원 2명과 차를 타고 가던중 검문하던 주 경찰과 총격을 주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주 경찰관인 백인 워너 포어스터와 BLA 대원 1명이 사망하고, 샤커와 다른 경찰관 1명이 다쳤다.

사법 당국에 체포된 샤커는 경찰이 먼저 공격했고 자신은 양쪽 손을 든 상태였기 때문에 포어스터를 사망으로 몰고 간 총격을 가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살해ㆍ살인 공조ㆍ교사 혐의로 기소된 샤커는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다가 1979년 BLA 대원들의 도움으로 감옥을 탈출한 샤커는 이후 도피생활을하다가 1984년 미국의 적성국인 쿠바로 날아갔고, 당시 쿠바의 실권자 피델 카스트로는 그를 자신과 같은 사회주의자로 인정해 망명객으로 받아들였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쿠바에서 샤커와 접촉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그가 현재 쿠바 당국의 보호를 받아 쿠바 내에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커에게 걸린 포상 현상금은 200만 달러로 FBI와 뉴저지 주가 100만 달러씩 부담한다.

FBI는 2013년 10대 지명수배 테러리스트 명단에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샤커를 올렸다.

FBI와 뉴저지 주를 비롯한 미국 사법 당국은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샤커의 미국 인도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뉴욕대 ‘미국과 냉전 센터’에서 박사 후 과정에 있는 연구원인 테이션 라트너는“쿠바가 미국 반체제 인사에게 피란처를 제공한 상황이라 즉각적인 미국 인도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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