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전새날·이정아 기자] “줄 서서 먹던 맛집 음식을 밀키트로 반값에 먹는 시대가 왔네요. 음식점에서 먹는 것 못지않게 맛있어요. 집에서 해먹기 손쉽기도 하고요.”
서울 광화문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김모 씨가 밀키트로 출시된 메밀국수(2인분·9207원)를 한 입 먹은 뒤 말했다. 이 음식은 ‘미셰린가이드 서울 2023’에 등재된 메밀국수 전문점 광화문미진에서 만든 간편식이다. ‘광화문 맛집’으로 꼽히는 광화문미진에서 판매하는 메밀국수 가격은 1인분에 1만1000원이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컬리의 첫 오프라인 축제 ‘2023 컬리 푸드 페스타’는 시식용 종이컵에 든 음식을 맛보는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 관람객은 컬리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된 다회용 가방을 멘 채 2평 남짓한 부스를 분주히 돌아다니며 시식을 했다.
행사에는 마켓컬리 고객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아온 85개 대표 파트너사, 130개 F&B(식음료) 브랜드가 참여했다.
유명 맛집 한 곳에 총출동…간편식 키워드는 ‘가장 빠른 행복’
특히 유명 맛집의 간편식을 시식할 수 있는 부스 곳곳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고급 한정식 브랜드 경복궁과 24년 전통의 부산 대표 한식당 사미헌이 대표적이다.
이날 사미헌이 준비한 시식 메뉴는 대표 음식인 갈비탕, 매운 소갈비찜, 야채 담은 소불고기 등이었다. 사미헌은 판매 중인 밀키트를 현장에서 그대로 조리해 시식용으로 제공했다. 줄을 서서 소불고기를 맛본 한 관람객은 연신 “고기가 부드러워 맛있다”며 일행에게 시식을 권하기도 했다.
시식 체험을 돕던 소현정 사미헌 온라인사업부 과장은 “7일에는 꼬리곰탕 시식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꼬리곰탕이나 갈비탕 같은 메뉴는 집에서 만들기가 번거로워 특히 밀키트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근 경복궁 부스에서 영양갈비탕 시식을 마친 30대 여성은 “오늘은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러 왔다”며 “밀키트는 평소 일주일에 2번 정도 사는데 컬리에는 다양한 메뉴가 있고 상품 설명이 잘 돼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경복궁은 예상보다 뜨거운 인기에 낮 12시에 시작한 2차 시식을 30분 만에 끝내야 했다. 이날 경복궁은 총 5차로 진행한 시식행사에서 한우사골고기곰탕, 영양갈비탕, 소양념본갈비와 냉면육수, 칼집LA갈비와 냉면육수, 양념불고기와 냉면육수 등을 준비했다.
‘컬리 온리’ 브랜드로 이목 끌어…시식 고객 호평 이어져
페스타 내 일부 공간은 오직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컬리 온리’ 브랜드로 채워졌다. 강남면옥, 광화문미진, 목란, 쵸이닷 등 인기 식당의 간편식 부스가 대표적이다. 목란은 이연복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쵸이닷은 최현석 셰프가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시식을 하던 관람객들은 인기 셰프 식당의 메뉴를 밀키트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을 호평했다. 강남면옥 부스에서 갈비탕을 시식한 주부 조정선(42) 씨는 “식당에서 먹고 맛있어서 컬리에서 밀키트로 2번 구매했다. 아무래도 직접 가서 먹는 게 더 맛있긴 하지만 밀키트가 식당 맛의 80% 정도는 따라잡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컬리가 가격대는 있는 편이지만 다른 새벽배송 사이트에 비해 식품이 신선하고 다양해 만족스럽게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미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 동안 무려 1500인분의 메밀국수 시식을 진행했다. 구재윤 광화문미진 사업총괄본부장은 “내일(7일)은 시식량을 2배 늘려 3000인분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남더라도 시식이 끊기지 않게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골로 붐비는 로컬 맛집, 인플루언서가 줄 서는 핫플레이스, 미셰린가이드가 선정한 파인다이닝 등 다양한 식당의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는 넥스트 키친 부스에도 수십명의 관람객이 줄 지어 길게 늘어섰다. 해당 부스에서는 리틀넥의 스테이크, 베테랑칼국수의 칼국수, 영화루의 고추 간짜장 등 MZ세대에게 특히 인지도가 높은 식당의 밀키트가 음식 모형으로 전시되기도 했다.
넥스트키친 관계자는 부스 분위기에 대해 “시식 떡볶이를 먹어본 고객들이 맛있다고 반응이 좋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시장 확대…‘간편식의 대중화’ 성공
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받은 국내 간편식 시장은 지난 5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2020년 4조원대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 만에 간편식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규모를 키운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집밥 수요가 늘었고 외식 소비는 줄었다. 집에서도 미식을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간편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식품업계가 호텔·유명 맛집과 협업한 메뉴를 내세워 경쟁적으로 프리미엄 간편식을 선보이며 ‘판’을 키웠다. 그 결과,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간편식의 품질이 빠르게 ‘상향 평준화’ 됐다.
한편 컬리는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시식은 현장에서, 구매는 컬리 애플리케이션으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마다 상품 구매 링크로 연결되는 QR코드 이미지가 별도로 안내됐다. 6일 개막한 ‘2023 컬리 푸드페스타’는 일요일인 9일까지 DDP 아트홀 1·2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