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서울대병원마저도 비인기학과가 비상이다.”
서울대병원에 재직 중인 의대 교수의 말이다. 피부로도 느껴진다. 국내 최고 병원이라는 서울대병원도 ‘외과’ 의사를 모집하고자 ‘11차례’나 공고를 내야 했다. ‘성형외과’ 의사는 ‘1차례’ 공고면 충분했다.
서울대병원마저 소위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필수진료과 의사 부족이 비상이다. 의사가 부족하니 기존 의사의 업무 과중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등 의사인력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의사 숫자 뿐만 아니라 인기과와 비인기과 간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기준 외과(임상강사·펠로 포함) 46명을 뽑기 위해 모집 공고를 11차례나 냈다. 외과 뿐만 아니라 내과 82명(모집 공고 9번), 산부인과 14명(5번), 소아과 26명(5번) 등 수차례 공고했다.
반면 선호과인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경우 피부과 4명(2번), 안과 14명(3번), 성형외과 4명(1번) 어렵잖게 의사를 구할 수 있었다. 특히 외과와 성형외과 간 선호도는 인기과와 비인기과가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서울대병원의 임상강사 모집 공고의 ‘경향성’은 전공의 모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런 인기과 비인기과 간 간극은 비단 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계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다.
지난해 피안성의 정원대비 전공의 지원율은 피부과 184.1%, 안과 150.5%, 성형외과 180.6% 등이었다. 반대로 산부인과 90.2%, 외과 56.3%, 소아과 37.3% 등 전공의 지원율은 정원에 미치지 못 했다.
한 서울대병원 교수는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차이가 두드러진다”며 “전공의 지원율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최근 들어오는 젊은 전공의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정원 증원 등 의사인력 확대를 공식화했는데, 해당 논의에서 필수진료과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의료계 주장처럼 수가 인상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라 대형병원에서 필수진료과 인력을 뽑고, 처우를 높이는 등 의사들을 유인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대형병원에서 필수진료과 영역에 해당하는 의사 수를 늘리고, 보수 수준을 높이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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