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제트, 임금 갈등 ‘전면 파업’

내달 추가로 5일간 연속 파업 예고

계열사 전체 파업 확산 여부에 우려

적자 탈피위해 바쁜 IT 기업 ‘한숨’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임금 동결에 반발해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네이버제트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임금 동결에 반발해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네이버제트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가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9일 4시간 부분 파업에 이어 단체 행동 수위를 높인 것으로, 네이버 그룹 출범 이후 첫 계열사 전일 파업이다.

노조는 네이버 본사나 스노우와 동일한 5.3%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5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같은 임금 인상률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에 심각한 경영 악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길어지는 노사갈등이 갈 길 바쁜 IT 기업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네이버제트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하루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4일 네 시간 ‘부분 파업’에 이어 이날 하루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이날 전면 파업에는 네이버제트 조합원 약 120명(전체 조합원 70%) 참여했다. 노조 측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8일 ‘5일 연속 파업’을 포함한 후속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네이버제트 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임금 동결’이다. 앞선 두 차례 있었던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9일 진행된 부분 파업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 동결 철회 및 5.3% 임금 인상 외에도 현재 경영 위기에 대한 김창욱 대표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이 지나면 김창욱 대표와 이해진 총수에게 공개 질의를 보내겠다”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문제는 녹록지 않은 네이버제트 경영 상황이다.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매출 6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4% 감소한 것이다. 영업 손실은 약 494억원으로 적자 상태가 이어졌다. 심각한 적자 상태에서 임금 인상의 여력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것도 이같은 이유다.

나아가 네이버제트를 시작으로 노사 갈등이 네이버 계열사 전체로 번질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지회는 현재 16개 법인을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요구 중이다. 계열사별 개별교섭이 아니라 네이버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네이버는 계열사 근로 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경쟁으로 갈 길 바쁜 네이버 등 IT 기업이 노조 이슈로 발목 잡히는 데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다.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걱정이다.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거센 공습으로 안방 시장까지 위협되는 만큼, 노사 갈등에 발목 잡힐 게 아니라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들어 국내 IT 기업에서는 임금 및 처우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가 사상 처음으로 부분 파업 및 전일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협상을 마무리했으나, 최근 인적 분할을 둘러싸고 또 다른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삼성SDS에서도 창사 이래 첫 노조 설립이 있었다. 지난 7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산하 삼성SDS 지부 형태로 노조가 출범했는데, 결정적 계기는 성과급 체계 개편 논란이었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