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전면 불참하면서 정부의 노동개혁에 제동이 걸렸다. 노정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화 중단이 경사노위 탈퇴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8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 중단을 공식화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한국노총 최대 산별 위원장 및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 진압과 구속은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의 주체이자 상대로 인정한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폭거”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은 공권력을 무기로 노동계를 진압해 굴복시키겠다는 말에 다름 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규탄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산별 노조 간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반발해 경사노위를 통해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것은 7년 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대화 중단이 장기화할수록 노조와 정부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노조 입장에서는 대화를 전면 단절하고 투쟁전선에 총력할 것이냐. 이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지적했고 정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지까지는 아니더라고 사회적대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노동개혁을 추진이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노동계를 대표해 경사노위에 참여왔기에 노동계와 정부 사이 공식적인 대화 창구는 닫히게 됐다. 박 교수는 “(노조와 정부가) 접점을 찾기 힘든 상황인 것은 맞다. 왜냐면 정부로서는 노조를 포함해서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고, 노조의 부당행위 문제가 포함됐다. 노조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대화 중단뿐 아니라 경사노위를 탈퇴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계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배제하는 정부를 향해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며 “어제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경사노위 탈퇴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집행권이 저에게 전권위임됐다고 보면 됐다. 이제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와 정부 사이에 불신이 상당부분 쌓이지 않았나 싶다”며 “몇 가지 사건들이 있었기에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상당히 필요하다. 노조가 강경하게 나온만큼 정부 쪽에서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제안했다.
한편 8일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최저임금위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1명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빠진 상태에서 개최된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됐고, 체포 과정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 진압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노총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김 사무처장에 대한 강경 진압에 항의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나, 최저임금위 회의는 예정대로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김 사무처장으로부터 표결권을 위임받은 인사가 표결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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