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가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와 관련, 다양한 성찰과 고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의철 KBS 사장은 8일 오전 10시 KBS 아트홀에서 열린 ‘KBS 입장과 대응 방안’ 설명 기자회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KBS측 의사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영국의 보수당 정부의 사례 등을 통해 해외에서는 공영방송의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임도 전했다.

김의철 사장은 “40년 넘게 수신료가 2500원으로 동결됐다는 것은 해외와 비교해도 맞지 않다”면서 “물론 KBS가 방만한 조직이라는 지적에는 항상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계속 인력감축과 낮은 임금인상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의철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는 공적책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게된다”면서 “단순한 징수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존폐와 연관된 민감하고 중차대한 사안이다. TV 화면으로만 보여주는 게 모든 게 아니다. KBS는 공영적 가치를 실현하는 수많은 사업들을 수행나가고 있다. 이제 이런 사업들이 축소돼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사장은 “KBS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을 댓글수와 한번의 의견청취로 결정내리는 것은 유례가 없다. 대통령실의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싶다”면서 “사장직이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 대통령실은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를 철회해달라. 철회한다는 결정이 나오면 즉각 물러나겠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왜 사장직까지 거는가”라는 질문에는 “권력과 자본에 흔들리지 않는 공영방송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온다면 사장직을 걸고 공영방송 자체를 수호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KBS가 함께 하는 수신료 관련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은 KBS의 과제이며, 뼈를 깎는 성찰과 노력을 기울이겠다. 국민 여러분의 넓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수신료를 내는 것은 공정한 방송을 해달라고 하는 건데 KBS 가 공정한 방송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의철 사장은 “공정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미진한 부분은 사내에서 의견을 제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의철 사장은 “예능, 드라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힘에 부치는 면도 있다. ‘오징어 게임’ 등은 엄청난 제작비를 쓴다. 우리가 충분히 재정적인 뒷받침을 못해 경쟁력이 뒤쳐지는 부분을 강화할 것이다. 단,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일일, 주말 가족극의 매너리즘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에 무보직자인 억대 연봉자가 있는데 제작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무보직자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일을 안하고 놀고 있는 인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어떤 뉴스 앵커는 무보직자인데 억대 연봉을 받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의철 사장과 최선욱 전략기획실장, 오성일 수신료국장이 참석해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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