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정부가 사찰이 있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무료화한 이후 후속 대책으로 국민이 공원 내 사찰에 무료로 드나들게 하되 국가예산(국민세금)을 사찰에 대신 주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말들이 많다.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명동성당이나 멋진 디자인으로 많은 국민이 찾는 제주 방주교회 등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국립공원 내 사찰은 왜 국민이 돈을 내야 하며, 국립공원은 가더라도 거기 있는 사찰 경내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상당수 국민을 대신해 왜 정부가 국민혈세를 지원하냐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9일 이 부분에 대해 사찰을 관람하는 국민 수를 정확히 세어, 필요한 지원 규모를 정하는 데에 참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찰에 국민(세금을 받는 정부)이 돈을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때 대한불교조계종의 산사가 많았고, 당시 공원의 상당 부지가 사찰 소유였으며, 국립공원은 사찰 소유 토지를 조계종으로부터 무상 지원받았다”는 말로 반대급부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즉, 국립공원을 국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사찰 측에서 편의를 봐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법주사 무료 입장 첫날 정부와 사찰 간 간단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주사 무료 입장 첫날 정부와 사찰 간 간단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또 국립공원 내 사찰 입장료 징수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었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국회가 최근 전격적으로 국민세금을 통한 벌충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고 예산까지 확정해 문화재청으로서도 법에 따른 행정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렇게 전격적으로 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다소 놀랐다는 점을 감추지 않아, 문화재청 나름의 해법은 국회와 달랐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실효적 법률 아래 수동적 집행이 불가피했던 문화재청은 실증적인 계산과 치밀한 감독을 통해 혈세가 퍼주기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

조만간 국립공원 내 사찰에 국민 몇 명이 드나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계수기가 설치되고, 국립공원 입장객 중 사찰 입장객의 비율 샘플링, 계수기 숫자 등을 근거로 지원금이 정확이 정해진다.

현재 419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기만 할 뿐이다. 아울러 정부지원금이 허튼 곳에 쓰이는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지원금은 입장료가 아닌 문화재 보존비용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점도 첨언했다.

문화재청은 결국 절에 꼭 갈 의지가 없는 사람까지 국민혈세로 입장비용을 절에 주는 셈이 된 현재 상황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성당과 개신교회당 중 비신도의 방문이 많은 곳, 즉 관광지가 된 곳은 여전히 무료 입장을 허용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가톨릭도, 개신교회도 국유지가 아닌 땅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 민사 판례는 사유지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공공 목적으로 활용된 경우 통행하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공식 등산로가 사찰 소유지라 하더라도 국민의 통행을 강제로 막는 것은 오히려 불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회의 입법이 다소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큰 만큼 여야의 보완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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