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구조사에 흑인 족보 확인 여부 고려
카리브해 출신 이민자 등과 구분 요구 목소리
노예 배상금 제안 맞물려 …美 사회 분열 우려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정부가 연방 인구조사 과정에서 흑인에게 조상이 노예였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예산국은 기존의 인종 및 민족 질문에 더해 미국 내 노예의 후손인 흑인과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카리브해 또는 기타 국가에서 최근에 이민자로 입국한 가족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으로 이주한 흑인 이민자와 건국 초기부터 노예의 후손을 살아온 흑인 간 경험과 공동체가 혼동되고 있다는 일부 흑인 사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정부가 노예제 배상금 지급에 동의할 경우 누가 배상금을 받을지 구별하기 위해 이러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 감독위원회의 경우 자격을 갖춘 흑인 주민들에게 무료 주택, 소득 보장, 부채 및 세금 감면 등의 방식으로 1인당 최대 5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제안을 논의하고 있다.
배상금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 노예 후손을 위한 의회의 채드 브라운대변인은 “미국은 흑인을 단일 집단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모든 흑인이 똑같다고 발하는 것은 문화, 혈통, 경제적 차이를 무시하는 것이고 그 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과 듀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조상이 노예인 흑인은 최근 이주한 흑인에 비해 부와 교육에서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직원을 고용하기 위한 양식에 흑인의 경우 노예로 살았던 사람의 후손 여부를 명시하도록 의무화한 최초의 주가 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법에 따라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에서 온 흑인 이민자의 신원 확인을 허용하고 매년 통계를 발표하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도입할 배상안 초안을 작성중인 실무그룹은 혈통확인을 돕기위해 앤서스트리닷컴 등 족보 웹사이트와의 파트너십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마이크 곤잘레스 선임연구원은 “정부는 불변의 특성으로 사람들을 차별하는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 내 흑인 인구를 세분화하는 것은 미국 사회를 더욱 분열시킬 수 있는 해로운 조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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