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아프가니스탄이 국가정비를 위해 전 국민 인구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이름도 없고 생일도 모르는’ 국민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조사 편의를 위해 자신이 쓸 성(姓)과 생일을 고르도록 하고, 집집마다 방문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난관들이 가로막고 있다. 조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간 국민 대다수는 자신의 생일을 알지 못한다. 성을 가진 사람도 많지 않다. 정부는 국민들 모두가 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NYT가 취재한 인구조사원 칼리후딘은 “만약 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스스로 성을 고를 수 있게 한다”며 “어떤 성이든 선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구조사원들은 집집마다 방문해야 하는데, 도시 외곽지역 주민들은 깊숙한 산지에 살거나 계곡 등에 위치해있어 가는 길도 험하다. 힌두쿠시 산맥, 파미르 고원 등을 찾아가야 하기도 하고 탈레반의 위협도 피해야 한다.

성이나 생일이 없는 것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장벽도 문제다. 대다수 여성들은 남편들이 집밖에 나가있을때 바깥 사람들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인구조사원들은 낮에 주로 가정을 방문하는데, 낮엔 남자들이 일을 나가고 없는 경우도 있다. 문을 열지 않아 한동안 집밖에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NYT에 따르면 올해 카불에서는 인구조사가 실시된 이후 7만 명의 국민들이 참여했다. 전체 약 2%에 불과한 수치다. 정부 관계자들은 조사가 모두 끝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조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호마윤 모타트는 “5년 안에 인구의 70%가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인구등록부는 현재까지 조사된 인구를 1700만 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인구조사가 마지막으로 실시된 것은 35년 전인 1979년이었다. 당시 인구 수는 1460만 명이었다.

모타트는 이번 조사를 통해 아프간 인구가 약 3500만~40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30세 이상 국민들에 대한 다양한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신분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이 신분증에는 홍채 및 지문 등과 같은 생체학적인 정보도 함께 담는다.

한편 NYT는 아프간에 다양한 민족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각 민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에는 동부와 남부에 거주하고 있는 파슈툰족이 수가 가장 많고 북부의 타지크족은 소수민족이다. 이밖에 하자라스족, 우즈벡 민족들도 있다.

파슈툰족은 다수이기 때문에 안정적이지만 다른 부족들은 예상보다 인구조사 결과가 적게 나올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