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빨리 野 만나겠다” 이재명 “당선 축하”
‘대장동 vs 울산 땅 투기’ 의혹 맞불 거세질 듯
민주 “국힘 내홍은 이제 시작” 기대섞인 전망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민의힘 신임 대표로 김기현 대표가 선출되면서 ‘이재명 체제’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전폭적 지지로 선출된 김기현 대표와 역시 친윤 최고위원들이 대거 포진한 지도부를 향한 민주당 공세가 벌써 쏟아지는 가운데, 체제를 정비한 국민의힘이 ‘이재명 방탄’ 민주당에 대한 화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여야 대치 평행선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김기현 체제’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가 됐다면서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9일 여야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 없이 과반 득표로 선출된 김기현 신임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관계가 순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해 온 국민의힘이 정식 당대표와 지도부를 꾸렸지만, ‘카운터파트’인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입지 등을 고려해볼 때 정부·여당과의 강대강 대치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양당 대표는 우선 서로 손을 내민 상태다. 김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여러 야당 지도부를 찾아뵙겠다”면서 “여야 협치 속에서 국민 민생을 살리기 위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저와 민주당도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실질적인 ‘협치’ 가능성은 극히 낮다. 김 대표와 이 대표가 그간 걸어온 길과 각자 떠안은 ‘리스크’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있던 2021년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몰아세운 바 있다.
민주당도 여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터져 나온 김기현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 대표는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으로 도덕적 흠결을 가진 채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어느 국민이 김 대표의 발언을 공정하다고 여기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야당 대표가 앞으로 대통령실 눈치만 볼 것이 자명하다”면서 “이재명 대표와의 케미스트리(호흡)은 ‘0’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고전하는 동안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앞서 민주당은 자신들의 총선 결과에 ‘유리한 카운터파트’로서 김 대표를 꼽아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당을 장악한 모양새가 연출된 가운데, “정권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는 민주당 예측대로라면 친윤 대표가 이끄는 여당이 힘을 발휘하지 못활 것이란 관측에서다.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표면화된 친윤과 비윤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운 상태로 비화됐다며 ‘분당’(分黨)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내홍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된 김기현에게 ‘상처뿐인 승리’이고, 특히 정치적 벽에 부딪힌 안철수 후보의 탈당·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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