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초안’ 제출 무산, ‘경과보고서’로 대체

“구조개혁 합의 안됐는데 의원들이 할 수 있겠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와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8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연금개혁 초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기윤 국민의힘 간사,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용하, 김연명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 [연합]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와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8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연금개혁 초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기윤 국민의힘 간사,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용하, 김연명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연금개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가 끝내 ‘연금개혁 초안’을 내놓지 못하면서다. 애초 민간자문위의 ‘연금개혁 초안’ 제출 시한이 지난 1월이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어떻게 돌파할 지가 관건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연금특위는 오는 4월까지 국회 차원의 연금개혁안을 도출해낼 방침이었다. 하지만 민간자문위 보고서 제출이 두 달 가량 미뤄지면서 특위 임기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금특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문가들 의견조차 여론에 가로막히는데 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이 논의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민간자문위에 넘겨 받은 경과 보고서를 토대로 특위 임기 연장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금개혁의 방향성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앞서 민간자문위는 지난달 ‘보험료율 9%→15%’·‘소득대체율 현행 40% 유지’안과, ‘보험료율 9% →15% 인상’·‘소득대체율 40% → 50%’안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여야 간사가 주요 변수 수치를 제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구조개혁 방향을 제시하기로 했다.

구조개혁의 방향성도 백지 상태다. 민간자문위에서도 ‘구조개혁’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민간자문위 회의에선 2차 민간자문위 구성을 통해 후속논의를 이어가자는 제안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자문위가 경과보고서 논의를 마무리한 지난 2일, 김연명 공동위원장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구조개혁의 개념에 대한 ‘컨센선스(합의점)’이 아직 없지 않냐”며 “이 부분에 대해 민간자문위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구조개혁 접근방식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금특위 소속 의원들은 민간자문위에 책임을 넘기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연금특위 위원은 “민간자문위의 역할은 전문가로서 연금개혁 방향을 정해주는 것 아니냐”며 “지난번 모수개혁안이 여론 때문에 엎어진 후 흐지부지 끝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구조개혁 방향성 마저 합의되지 않았다는데, 의원들이 어떻게 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냐”며 “내년 총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사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연금특위 위원도 “기초연금을 논의한다고 하면 누구에게 얼마나 줘야 할 지를 가지고 여야 공방이 없을 것 같냐”며 “당초 모수개혁 논의 당시 보험료율을 얼마나 올려야 할까, 소득대체율을 어디까지 올려야 할까 다투던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연금특위는 노동자·사용자·자영업자 등 이해당사자 대표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듣고, 시민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강 의원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은 공적 연금에 대한 구조개혁 후 이뤄지는 것이 맞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3대 개혁으로 내건 만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오래 걸리더라도 국회차원의 연금개혁안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