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권리관계, 낙찰율, 낙찰건수, 낙찰가율 등 분석
부동산 시장 하락 맞아 경매 물건 늘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 경매 통계 지표화 시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 경매 지표 개발에 착수한다.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 하락기가 이어지면서 임의·강제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그간 비어 있던 ‘경매 통계’를 채워나가겠다는 취지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주택정책실 산하 주택정책센터 '2023 주택거래 모니터링 조사 용역 발주'를 지시했다. 시는 2018년 하반기부터 주택 거래 모니터링 시행하고 해마다 강화해오고 있다.
시는 조사 용역을 발주하며 실거래 동향만으로는 변화가 극심한 서울 주택시장 양상을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임을 언급했다.
시는 "주택시장이 지난 몇 년 간 급격한 가격 상승 하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낮은 주택거래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가 주택은 최고가를 넘기고, 저가 주택은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택 가격 양극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돼있는 가격 동향만으로는 서울의 주택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양상을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주택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은 ▷주택경매 통계 데이터 수집 및 지표개발 ▷부동산 포털 사이트(향후 협의) 에 등재된 매물 정보 수집 ▷등기부 열람 및 등기 데이터 구축・관리 등 크게 3가지 부분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경매 통계 지표 개발 관련 조사가 눈 여겨 볼 부분이다. 포털사이트 매물 정보 수집과 등기 데이터 구축은 예년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서울시가 경매 관련 조사를 본격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이번 조사에서 경매 권리관계, 낙찰율, 낙찰건수, 낙찰가율 등 서울 전역 경매 데이터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깡통전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역별 주택의 경매 건수, 낙찰건수, 낙찰가율 제공하는 것에서 한층 더 나아간 형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경매 상황을 보고 있기는 했지만 지표화 작업까지는 가지 않았다"면서 "부동산 경매라는 게 낙찰률 하나만 나와있는 게 많은데 저희 생각에는 건수도 의미 있을 수 있고, 경매에 올라왔다 사라지는 것, 또 금융 채무 유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며 “물론 경매 케이스가 적고 특수한 경우가 많아 지표화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데이터를 모아 분석을 시도해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 하락기와 경기 불황이 겹치며 최근 임의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점차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143건에서 26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유효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 건수는 6877건으로 지난해 1월(5551건)에 비해 23.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