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대학평가서 50%차지하는 평판

평가 주체 모호하고, 인기투표성 우수대학 ‘pick’

대학은 동문 참여 호소하며 평판 올리기 골몰

QS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세계대학평가 순위.
QS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세계대학평가 순위.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대학의 글로벌 평가 순위는 브랜드 파워와 직결돼 홍보·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 위상에 비해 실제 평가 방식은 객관성이 결여된 기준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패널의 공정성이 불분명한 평판조사에 큰 비중을 부여하다 보니 매년 인기투표식 조사에 동문들이 동원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흔히 글로벌 3대 대학 평가로 QS세계대학평가, 타임스고등교육평가(THE), 세계대학학술순위(ARWU) 등을 꼽는다. QS세계대학평가는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uacquarelli Symonds(약칭 QS)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1994년부터 매년 순위를 매기고 있다. THE는 2010년 QS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이 평가하는 세계 대학 순위다. ARWU는 상해교통대학의 일부 교수 중심으로 설립한 고등교육 관련 독립기구 상하이 순위 자문기구(Shanghai Ranking Consultancy)에서 2009년부터 발표해온 것으로, 학문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QS 세계대학평가는 학계 평판(40%), 논문 피(被)인용 수(20%), 교수 1인당 학생 수(20%), 고용주 평판(10%), 외국인 교수 비율(5%), 외국인 학생 비율(5%)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평판 비중이 50%나 되는데다, 학과 단위로 평가할 때 예술디자인 등 일부 학과는 평판 비중이 90%까지 차지한다. 평가 항목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정작 평판을 모아 데이터 화(化) 하는 과정은 인기투표성 설문에 그치고 있다.

평판 수집은 매년 1월 QS가 설문참여 신청을 한 이들을 대상으로 2~3월께 e-메일로 설문조사 항목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국가, 소속, 직급, 공부한 지역 등과 더불어 응답자가 생각하는 우수대학을 묻는다. 학문 분야별로 국내에서는 10개, 해외에서는 최대 30개까지 우수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고용주 평판도 마찬가지다. 응답자의 소속 산업분야와 채용 지역, 직급 등의 정보를 입력한 후 응답자가 선택하는 우수대학을 고르면 된다. 응답자가 기업체의 대표 등 사전적 의미의 고용주가 아니어도 설문에 참여할 수 있다.

QS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수천 명의 글로벌 학계에 e-메일을 전송해 평판을 수집하고 있고, 학자들이 자신이 속한 기관은 우수대학으로 선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QS의 설문조사에 응하는 패널의 규모는 학교 관계자로는 9만4000여명, 기업 관계자는 4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QS는 설문조사 이후 응답이 유효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점검을 하고 있지만 프로세스 조작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검사 목록을 밝히지는 않는다고도 전했다. 수집된 데이터에 응답자의 지역 및 교수진 친숙도나 해외에서 추천된 것에는 가중치를 두는 방식도 고안했다.

그러나 평가의 주체가 우수대학을 선별할만한 전문 소양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고, 응답자가 고른 우수대학 데이터가 모여 대학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어서 인기투표식에 그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2020년에 나온 한림연구보고서 ‘세계대학평가 기관의 객관성 분석과 국내대학을 위한 제언’에서도 QS식 대학평가에 대해 ‘평판의 가중치가 높은 편인데 반하여 평가 주체가 모호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평가 순위를 홍보·마케팅에 활용하는 국내 대학들은 동문들에게 평판조사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동문들을 동원해 평판 점수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대학평가 지표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은 최근 유수의 명문 대학들이 평가를 거부하는 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예일과 하버드 로스쿨에 이어 지난달에는 하버드 의대도 미국의 유력 대학평가인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비율이 높은 대학이 감점을 받는 구조 등 평가항목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에서 나온 결정이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