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에 김주애 '백마' 행진
‘백두혈통’ 상징·軍 통수권자 딸 지위 과시
김일성·정일·정은 이어 주애 이름도 ‘개명’ 요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우상화'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김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는가 하면,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가 공개됐다. 백마는 백두혈통의 상징이자 북한 세습통치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수단이다.
13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 화면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다.
백마는 김일성 때부터 백두혈통의 상징이자 북한 세습통치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김정은도 아버지 김정일과 백마를 타고 있는 어릴 적 모듭이 담긴 사진을 전시하며 백두혈통의 적자임을 강조한 바 있다.
중앙TV는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있다"며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타고 백두산 일대를 달렸던 말을 가리킨다.
'사랑하는 자제분'은 김주애를 지칭하는 표현인데, 김주애가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거느리고 있으며 그의 말이 열병식에 참여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김주애가 군 통수권자인 김 위원장의 딸이자 정통성 있는 백두혈통 4세대임을 공표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열병식에서 김정은의 '백두산 군마' 바로 뒤에 '사랑하는 자제분(김주애)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준마'를 공개하고, 참석자들에게 '김정은 결사옹위'와 '백두혈통(김주애) 결사보위'를 열창하게 함으로써 '후계자 책봉식'을 연상케 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다 북한 당국이 김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안북도 정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이 된 여성들에게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최고지도자와 같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으며 김정은 시대가 출범할 때도 개명이 강요됐다고 RFA는 전했다.
정성장 실장은 "김정일 시대 때는 일성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했고, 김정일·김정은 시대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했다"며 "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되지 않았다면 개명까지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들은 아직 '주애'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 부르고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