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팝 음악의 위대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이 지난 8일 사망했다. 향년 94세.

독일계 유태인으로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나 매네스음악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한 버트 바카락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수많은 히트곡들을 만든 뮤지션이다.

그의 이름이 생소한 중년들도 모두 그의 노래를 들어봤을 거다. 마티 로빈스가 부른 ‘The Story of My Life’, 카펜터스의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Best That You can Do’, 디온 워윅의 ‘I Say a Little Prayer’, 디온 워윅과 친구들이 부른 ‘That’s What Friends Are For’ 등 수많은 명곡들이 그가 만든 노래다.

특히 휘트니 휴스턴의 이모로 가스펠 그룹에서 활동하던 디온 워윅은 버트 바카락을 만나 뛰어난 팝 가수로 성장하며 버트 바카락의 페르소나가 됐다.(이 대목에서 당시 패티 김이 버트 바카락의 노래를 받을 수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K-팝 한류가 좀 더 빨리 왔다면 가능했을 거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OST로 비 제이 토마스가 부른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1969년)도 버트 바카락이 만든 노래다.

버트 바카락은 지금은 고인이 된 미국 유명 작사가 핼 데이비스를 56년 뉴욕에서 만나 작곡·작사 콤비를 이루며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등 유명곡들을 함께 만들었다.

고인의 음악 스펙트럼은 실로 다양하다. 재즈, 소울, 보사노바, 스탠더드 팝, 이지 리스닝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영역에 걸쳐있다. 오케스트라를 활용해 풍성하고 산뜻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바로크 팝의 창시자로도 불린다.

그의 노래는 절제된 듯 고급스러운 멜로디에, 분위기에 취할 정도로 로맨틱한 도회풍 음악들이 많았다. 재즈 베이스에 다양한 팝 스타일의 편곡이 얹혀지기도 했다.

버트 바카락의 노래를 들으면 그의 깊은 감성으로 빨려들어가며 복잡한 세상사의 시름을 잊을 수 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는 ‘Best That You can Do’를 비롯해 노래의 후반부에 트럼펫 등 브라스 악기의 연주 부분에 이르러서는 듣는 사람도 감성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버트 바카락의 음악은 유독 영화음악, TV OST로도 많이 활용됐으며, 뮤지컬 넘버들도 다수 썼다.

6차례의 그래미어워즈 수상, 3차례의 아카데미 어워즈 음악주제가상, 8개의 빌보드 차트 1위곡 선정 등 가히 레전드라 할만한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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