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한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모습.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미수트 한제르가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15세 딸의 손을 잡고 앉아 있다. [AFP]
7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한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모습.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미수트 한제르가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15세 딸의 손을 잡고 앉아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눈물이 눈 앞을 가렸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울지 않을 수 없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한 지 이튿날이었던 지난 7일(현지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건물 더미 위에 앉은 한 남성의 사진은 지진의 고통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으며 세계인의 눈시울을 붉혔다. 침대에서 자다 잔해에 깔려 숨진 딸, 그리고 그 딸의 손을 꼭 잡고 망부석이 된 아버지. 이번 지진의 상징과도 같은 장면으로 남은 이 사진의 뒤에는 마지막까지 딸을 살리려고 했던 아버지의 노력이 있었다.

11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 사진을 찍은 AFP통신의 사진기자 아뎀 알탄은 당시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에 도착한 후 우연히 찾은 무너진 아파트 더미에서 주황색 외투의 남성을 발견했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잔해를 파헤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유독 가만히 앉아 있는 그에게 유독 눈길이 갔다. 그는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남성이 건물 더미 밑으로 나온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면서 “그래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남성은 알탄을 발견하고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소리쳤다. “내 아이의 사진을 좀 찍어주세요”. 자신을 메수트 한제르라고 소개한 그는 자신이 꼭 붙잡고 있는 것이 15세 딸 이르마크 한제르라고 설명했다. 알탄은 “잔해 밑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고 전했다.

알탄은 다시 딸의 손을 꼭 잡은 한제르의 사진을 계속해서 담았다. 그는 “얼마나 참기 힘든 고통인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면서 “누군가 소녀를 데려가길 기대하면서 사진을 찍은 후에도 기대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 AFP 사진기자 아담 알텐. 그는 자신이 찍은 폐허 속 딸의 손을 놓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이 지진의 고통을 그대로 전하는 가슴 아픈 장면이라고 밝혔다. [AFP]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 AFP 사진기자 아담 알텐. 그는 자신이 찍은 폐허 속 딸의 손을 놓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이 지진의 고통을 그대로 전하는 가슴 아픈 장면이라고 밝혔다. [AFP]

사진을 찍은 다음 날, 그는 부녀가 걱정돼 다시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한제르는 그 자리에 없었고, 잔해에 깔려 숨졌던 그의 딸도 마찬지로 사라진 상태였다.

알탄은 자신의 사진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지는 몰랐지만, 자신이 40년간 찍은 사진 중에서 지진의 고통을 보여주는 가장 가슴 아픈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진은 지진이 물리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혔는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딸에 대한 아버지의 변치 않은 사랑이 담긴 이 사진은 우리에게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 수 있는가’ 반문한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