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8시45분, 동대문구 휘경동 골목서
시민들 ‘길에 사람이 누워있다’ 신고
경찰은 출동 6분 만에 철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던 남성이 출동한 경찰이 방치한 사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8시 45분께 동대문구 휘경동 한 골목에서 50대 남성 A씨가 지나가던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 A씨는 만취 상태였다.
경찰관 2명이 사고 발생 45분 전 ‘길에 사람이 누워있다’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오후 8시 9분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A씨를 그대로 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MBC가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경찰관들은 남성을 일으켜 보려 하고 대화도 시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출동 6분 만에 A씨의 어깨를 툭 치더니 자리를 떠났다. 이날은 체감온도가 0도,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이후 A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옆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 입구 쪽 바닥에 누웠다. 약 10분 뒤 한 승합차가 이 골목으로 우회전하다 A씨를 밟고 멈췄다. A씨는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다 숨졌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떠난 지 20분여만에다.
사고 당시 경찰관들은 맞은 편 길가에 순찰차를 대놓고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CCTV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망 사고를 낸 60대 승합차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차량 운전자는 ‘눈이 오는데다 어둡고 좁은 골목이라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고 현장 근처에서 혼자 살면서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설 연휴에 가족과 만나기로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남성이 도움을 거부하는 언행을 해서 순찰차를 타고 건너편에서 관찰했다”며 “미흡한 점이 있어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