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재판시 범죄 피해자들이 검사석에 동석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피해자 인권 보호와 회복적 사법모델에 적합하다며 이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장규원 원광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검의 의뢰로 연구한 ‘검찰의 피해자보호업무에 관한 혁신적 제도 연구’ 보고서를 통해 6일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는 형사사건의 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법원의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관람하며, 증언 및 자기 의견을 개진하려면 증인 신청을 해 증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자신의 의견을 즉시 개진키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범죄 피해자의 진술권이 소외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일본은 살인이나 성폭력 등 흉악범죄의 경우 피해자나 유족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을 신문하고 양형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를 2008년 12월부터 시행 중이며, 미국은 피해자의 변호인 선임권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양형이나 가석방 결정에도 피해자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독일도 사인소추 및 피해자 소송참가제도 등을 통해 피해자의 진술권 및 양형 참여등을 보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범죄 피해자나 대리인, 혹은 변호사가 검사석에 동석해 재판에 참가하며, 필요한 경우 검사에 의견을 개진해 적극적으로 말할 권리를 갖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범죄 피해자가 범죄 상황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강력범죄등에서 부터 이를 시행하되,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2차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 진술의 비공개제도 및 중계신문, 차폐신문 등의 방안도 추진하며, 신뢰관계인 혹은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의 동석을 통해 피해자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증언의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또 범죄 피해자들은 사건 초기 정신적 고통과 혼란, 두려움으로 인해 피의자의 재산을 파악해 보전조치를 하지 못해, 재판이 끝난 뒤 피의자가 돈을 빼돌려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검사의 청구와 법원에 판단에 따른 기소 전ㆍ후 범죄피해배상보전명령을 통해 범죄인의 재산을 보전조치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심재철 대검 피해자인권과장은 “지난 2010년 법무부 형사소송법 개정 특위에서도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해 이 같은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화해시키고 피해자의 인권을 높이는 ‘회복적 사법모델’에 적합하다고 보고 제도 개선등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