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자 등 8명 빌라 413여채 사들여

세입자 118명 피해·보증금 312억원 어치

서울과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사들였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이른바 ‘빌라왕’ 김모(42)씨 소유 부동산이 최근 무더기 경매 신청됐다. 지난 20일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 정문. [연합]
서울과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사들였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이른바 ‘빌라왕’ 김모(42)씨 소유 부동산이 최근 무더기 경매 신청됐다. 지난 20일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 정문.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세 값이 매매가에 근접하거나 넘는 ‘깡통전세’ 빌라 400여채를 세를 끼고 매입해 임차 보증금 300여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8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임대사업자 A(31)씨 등 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주범인 A씨는 전날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6월 사업체를 설립해 직원들을 고용한 뒤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신축 빌라 가운데 이른바 ‘동시 진행’이 가능한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동시 진행이란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임차인과 빌라 전세 계약을 맺고 임차인에게서 받은 보증금으로 해당 빌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일당은 매물 물색, 임차인 모집, 계약 서류 정리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빌라를 사들였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빌라 총 413채를 사들여 임차인 118명으로부터 총 보증금 312억원을 거둬 들였다.

A씨는 70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해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일당은 또한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건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리베이트(사례금)도 받아 총 35억원을 챙겼다.

이들은 고액의 리베이트를 받는 대신 위반 건축물이나 미분양 기간이 1년 이상 지난 악성 빌라까지 무더기로 사들여 전세로 내놓았다. 이 때 임차인에게는 건축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넨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에 대해서도 공범 여부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 일당이 임차인 보증금을 편취하고 리베이트를 수수하기 위해 고의로 다량의 빌라를 반복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