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아이돌 그룹 방송 금지 처분…사유에는 '동성애' 세글자만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트랜스젠더 방송인을 출현시켜 성소수자의 고충을 알린 MBC가 남성 동성애자 아이돌 그룹은 동성애란 이유로 방송 금지 처분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중잣대 비난을 받고있다.

남성 동성애자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라이오네시스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라이오네시스의 신곡 'It's OK to be me'가 MBC의 방송 심의 결과 '동성애'를 이유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라이오네스는 이와 함께 MBC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을 공유했다. 해당 문자에는 방송 불가 사유에 '동성애' 세 글자만 적혀 있고 다른 설명은 없었다.

이에 라이오네시스는 "심의 심사 결과가 '자신을 긍정하자'는 골조의 메시지, 혹은 가수가 동성애자라는 사유에 의한 것이라면, 아쉽게도 저희로서는 MBC의 심의 규정을 준수한 음악을 제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2021년 데뷔한 라이오네스는 남성 동성애뿐아니라 모든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이번에 MBC에서 금지된 'It's OK to be me' 역시 동성애를 소재로 사회에서 소외받는 성소주다들을 응원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레이디가가, 샘스비스 등 유명 가수들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음악을 만들고 이 노래들이 높은 인기를 끄는 등 대중문화 소재로 자리를 잡았다.

MBC는 지난 18일 예능프로그램 '세치혀'에 트랜스젠더 유명 방송인 풍자를 출현시켜, 트랜스젠더로서 겪었던 고충을 방송한 바 있다. 이 방송에서 풍자는 "아버지에게 커밍아웃을 세 번 했다"며 "20세 무렵 아버지와 10시간 대립 끝에 가출한 뒤, 10년 간 가족들과 연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막내 동생이 쓰러지고, 아버지가 연락을 해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쪽으로는 성소수자를 대변하면서 또 다른 쪽으로는 스스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MBC의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21세기에 동성애라는 이유 만으로 방송 금지라니", "동성애를 싫어할 수는 있지만, 아예 방송 자체를 금지하고 검열하는 건 자유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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