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계 평화 인권운동의 상징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사진>가 서거한 지 5일(현지시간)로 1년째를 맞는다. 흑백 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만델라의 1주기를 맞아 남아공에선 다양한 추모 행사가 예정돼있다.
▶만델라 서거 1년, 거꾸로 도는 남아공 인권 시계= ‘민주주의의 아버지’ 만델라를 잃은 지 1년, 남아공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 스펙테이터는 “최근 역사에서 이처럼 절망적인 때는 없었다”면서 “만델라 서거 1년 만에 남아공이 암울한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과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실정은 남아공 민주주의의 퇴보를 불러왔다.
ANC는 사업체의 흑인 고용 비율을 인구 비율과 동일하게 하는 흑인경제력강화(BEE) 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정경유착과 부패만 만연하고 있다.
흑인 교육 개선 없는 무조건적 우대는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자 ‘아파르트헤이트 제2부’에 불과하다고 스펙테이터는 꼬집었다. 그럼에도 주마 대통령은 거듭된 스캔들과 추문 속 정권 유지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됐다. 고향의 사저를 수리하는 데 2300만달러에 달하는 국고를 유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달 의회에서 주마 대통령을 ‘세계 최고의 대도’ ‘범죄자’라고 몰아세운 야당 경제자유투사당(EFF)과 민주동맹(DA)은 남아공이 ‘헌법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남아공의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4분기 5.1%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6%로 추락했다. 2ㆍ3분기에도 각각 0.5%, 1.4%에 그쳤다. 또 실업률은 37%까지 치솟았다. 국유화와 국가 통제에 혈안이 된 ANC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남아공 명품 재벌 요한 루퍼트는 “남아공 경제가 서서히 파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추모행사에 부부젤라까지 등장=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프리덤파크’에선 5일 만델라 1주기 행사가 열린다. 만델라를 기리기 위해 종파를 초월한 추모식으로 개최되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부통령이 전체 행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넬슨 만델라 재단에 따르면 행사는 이날 오전 9시 56분 53초 전 세계에 대한 인종대책 촉구로 문을 열며, 종과 사이렌, 부부젤라까지 동원돼 행사 시작을 알리게 된다. 10시부터는 추모 묵념과 국가 제창이 이어진다.
재단은 “타종부터 묵도까지 6분 7초가 걸린다”면서 “‘마디바’(만델라의 존칭)가 인류 봉사로 보낸 67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다양한 만델라 추모행사가 남아공 각지에서 열린다.
요하네스버그의 만델라 추모센터에선 4일부터 추모 책 전시회가 예정돼있다. 전 세계에서 만델라를 애도하는 내용의 책 4850권, 카드 3000편이 센터에 도착해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개회식엔 나레디 판도르 과학ㆍ기술부 장관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만델라 얼굴ㆍ명언 문신 인기=AFP 통신에 따르면 남아공에선 만델라 1주기를 맞아 문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 케이프타운부터 요하네스버그까지 남아공 전역의 문신업체는 만델라 기념 문신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에 살고 있는 음푸메렐로 마싱가(27)는 등에 만델라의 얼굴을 새기기 위해 한 문신사에서 3시간을 기다렸다. 마싱가는 긴장이 역력한 표정에도 웃으면서 “영원히 내 몸에 지니는 추억이자 예술로 만들고 싶었다”며 “언젠가 내 아이들에게 설명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모 문신은 마싱가처럼 만델라의 얼굴에서부터 그의 자서전 제목인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Long Walk to Freedom)까지 다양하다.
케이프타운에서 문신을 하고 있는 타투 아티스트 크리스 드 비예르는 “요즘 문신이 정말 인기”라면서 “반짝 인기가 아니라 느리지만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