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1일~9월 11일, 약 40일 동안

클럽 등 112 마약 신고 334건…전년比 35.2%↑

클럽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34명 불과

마약사범 늘지만 수사인력은 부족 현실

“특별단속 통한 마약 검거, 실효성 낮아”

다크웹 수사 등 일선 경찰서에서는 한계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서초소방서, 서울시청,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합동 점검·단속을 위해 서울 강남 지역 유흥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서초소방서, 서울시청,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합동 점검·단속을 위해 서울 강남 지역 유흥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최근 경찰 서울 서초구 소재 클럽 4곳에 대해 대대적인 마약 단속에 나섰지만, 실제 적발한 마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클럽을 찾아가는 방식의 특별 단속을 통해 마약책을 잡는 것은 한계가 있는 모양새다. 다크웹, 딥웹 등 온라인에서 은밀하게 거래되는 마약에 대한 ‘함정수사’도 빗발치는 마약 신고로 인해 각 시도경찰청을 제외한 일선 경찰서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에서 마약 관련 신고가 들어온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으로 실제 검거된 건수는 극히 낮은 실정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약 40일간 접수된 클럽·유흥업소 밀집지역 마약류 관련 112신고 건수는 33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47건) 대비 35.2% 증가했다. 특히 클럽‧유흥업소가 밀집한 강남권(강남·방배·서초·수서)과 용산‧마포, 6개 서(署)는 66.8% 증가했다. 이는 서울청 전체의 48.5%에 해당한다.

서울청은 올해 7월 14일부터 1개월 동안 마약류 사범 440명을 검거, 6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34명에 불과했다. 올해 5월 대검찰청이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에서도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 가운데 유흥업소에서 범행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2.3%에 그쳤다.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적발하기 힘들다는 방증인 셈이다.

일선 수사당국에서는 특별 단속을 통한 마약 사범 검거가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마약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 한 경찰서의 A 과장은 “‘클럽 내 어느 룸에서 마약을 하고 있다’, ‘특정 캐비닛에 (마약을) 보관하고 있다’ 등 구체적 진술이 담긴 신고가 없는 이상 클럽을 단속하는 방법으로는 마약 현장을 잡기 어렵다”며 “실제 신고를 토대로 특정된 업소를 가도 절반은 허위신고 등 허탕을 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밤 서울 서초경찰서·서초소방서, 서울시청,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합동 점검·단속을 위해 서울 강남 지역의 한 클럽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지난 7일 밤 서울 서초경찰서·서초소방서, 서울시청, 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합동 점검·단속을 위해 서울 강남 지역의 한 클럽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0시40분까지 서울 서초구 관내 클럽 4곳에 대해 마약 투약, 판매 등을 점검 단속했지만 적발된 마약류는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웹에 마약 구매글을 올려 판매책을 검거하는 방식의 이른바 ‘함정수사’도 수사 인원의 한계로 일선 서에서는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청에서 요청한 마약수사 전담인력 증원도 요청된 인원만큼 지원되지 않고 있어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청으로부터 받은 서울 31개 서별 마약 검거현황을 보면 강남경찰서에서 검거한 인원은 738명이었다. 그러나 강남서를 비롯한 서울 10개 서의 마약범죄수사팀 인원은 각 5명에 불과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수사 전담인력 증원 요청 및 반영 현황’에 따르면 경찰청은 2020년 159명을 요청해 100명이, 지난해에는 297명을 요청해 85명이 증원됐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16명과 82명을 증원 요청했지만, 2년 연속 한 명도 증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빗발치는 마약 신고로 인해 일선 서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를 수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A 과장은 “일선 서에 들어오는 신고만으로도 시약 검사 등 거쳐야 하는 조사가 까다로운데, 함정수사를 할 여건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함정수사 등 다양한 방식의 마약 범죄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수사 인력을 늘리고, 투약자들을 중심으로 유통책을 잡는 식의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직 마약수사관 출신인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특별단속은 전국 마약유통 점조직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마약의 특성상 검거한 마약중독자에 대해 인체에 미치는 폐해와 위험성을 고지하고 자발적으로 수사에 협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대표변호사도 “현재 다크웹에서 이뤄지는 마약 수사를 시도청에서 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전문인력을 증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마약 특별단속은 마약사범들에게 경찰이 지속적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기에 올해 12월까지 계획된 단속 기간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