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정원 대변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를 종북 사이트로 묘사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1부(부장 윤웅기)는 오유 운영자 이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로 판결했다.
국정원은 2009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오유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들을 지지·찬양하거나 반대·비방하는 게시글, 댓글을 작성하고 글에 ‘추천(찬성)’ 또는 ‘비공감(반대)’를 눌러 여론을 조작했다. 일련의 사건을 주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정원법 위반으로 지난 2018년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 씨는 국정원 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유를 종북 사이트로 지칭하는 등 명예훼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대변인은 지난 2013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오유기 종북사이트이냐는 질문에 “종북사이트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만 (오유가) 종북세력이나 북한과 연계된 인물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는 공간으로 본다”고 한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씨 주장을 전부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국정원의 사이버활동으로 오늘의 유머의 게시물 시스템 붕괴 등 이씨의 재산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오늘의 유머가 ‘종북사이트’라는 오명을 썼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 씨의 명예가 훼손된 됐다고 봤다. 특히, ‘종북 사이트’ 발언으로 사이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이뤄졌고, 이후 국정원이 이른바 ‘국정원 댓글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국정원 대변인의 종북 관련 발언으로 이 씨의 명성, 신용 등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점은 공무원의 불법 행위에 해당하므로 국가가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단 재산적 손해배상에 대해선 1심과 궤를 같이 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운영자인 이 씨에게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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