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없이 국교위 27일 출범
초대위원장, 이배용 前이대 총장
중장기 교육제도·정책 방향 결정
정치·이념 갈등 등 일각선 우려도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국의 중장기 교육정책을 다룰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교원단체 대표가 빠진 채로 27일 출범했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교위 출범식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구다.
국교위는 이배용 위원장(전 이화여대 총장)을 포함해 21명의 위원 중 19명만 구성된 채로 업무를 시작한다. 이들은 ▷대통령 추천 5명 ▷국회 추천 9명 ▷기관 추천 3명 ▷당연직 2명으로 구성됐다. 위원 2명에 대한 교원관련단체 추천은 출범 당일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앞으로 국교위는 중장기 교육제도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10년 단위의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교육부에서 담당해온 교육과정 개발·고시 업무도 이관받는다.
이에 따라 국교위는 국가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교육부는 교과서 개발 등 후속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단, 국가교육위원회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현재 개정 중인 국가교육과정에 한해서는 장관이 올해 12월 31일까지 고시하게 돼 있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으로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비상임위원으로는 이민지 한국외대 총학생회장(대학생)과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학부모) ▷장석웅 전 전남도교육감을 추천, 지명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상임의원으로 김태준 동덕여대 부총장, 비상임위원으로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과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를 추천, 지명됐다. 국회 비교섭 단체는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국회의장은 이승재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각각 추천, 지명됐다.
그밖에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경북대 총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대구보건대 총장) ▷이영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이 지명됐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당연직이다.
일각에서는 지명된 위원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육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위원회가 정쟁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연직 위원인 조희연 교육감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존과 협치의 장이라는 면에서 위원들 구성에 아쉬움은 있지만 교육부·시도교육청·국교위 삼원체제로 합의를 통한 공동 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원관련단체 추천은 이달 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 ‘교원관련단체 추천 절차 중단 가처분’을 신청해 일정이 지연 중이다. 당초 국교위 설립준비단에서는 14개 교원 관련단체에 위원 추천 2명을 요청했으나 이 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교조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에 회원 수가 많은 단체 순으로 추천을 진행하려 했으나 전교조가 중복가입자 산정 기준 제시를 요구하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에 법적인 문제가 없으나 빠른 시일 내 추천이 진행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교총 측은 이달 22일 “국내 최대 교원단체의 대표가, 교육자가 들어가지 못한 국교위는 주객이 전도됐다”며 “노조 간 회원 수 다툼으로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와 추진단은 뭘 했는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교사노조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정치인 출신 비교육 전문가가 너무 많다”며 “교원단체 간 이견이 있을 때 위원 추천 규정이 있음에도 정부는 해당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위원장과 4명 역시 보수 일색으로 정파성·교육 전문성 부분을 지적받고 있다”면서 “정부는 교원 단체 추천에 필요한 중복 조합원 수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교위 사무처에는 위원장을 포함한 정무직 3명(장관급 1명·차관급 2명)과 교육공무원 11명, 일반직 17명 등 총 31명이 근무하게 된다. 다만 현재 교육부가 연말까지 개정 중인 교육과정 업무가 있어 교육공무원 8명은 2023년 1월 1일부터 반영된다. 이 규모는 다른 위원회의 5분의 1 정도이며 예산도 처음 국회에서 추산된 규모의 절반인 88억9100만원이 배정됐다.
국교위에는 3개의 사무처 부서로 운영된다. 교육발전총괄과에서는 회의 운영과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 관계부처 등 추진실적 등을 점검한다. 교육과정정책과에서는 국가교육과정을 조사·분석하고 관련 국민의견을 수렴해 기준과 내용을 수립 또는 변경한다. 참여지원과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교육정책에 대해 의견 수렴과 조정을 지원하면서 사무처 운영을 담당한다.
이배용 위원장은 “국교위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도록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교위 업무를 수행하고, 교육정책이 안정성과 일관성을 갖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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