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시민들이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연합]
20일 오전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시민들이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스토킹을 당한 끝에 참혹하게 살해된 A씨에게 일부 사람들이 악플을 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당역 사건 피해자의 큰아버지 B씨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재 동생 부부는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A씨 유족들은 "정말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숨을 함께 마시는 사람이 맞나"라고 분노했다.

그는 "조카가 (전주환의 스토킹 사실을 부모 등 가족들에게) 일절 안 했다. 자기 혼자 변호사까지 선임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더라"며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했던 속 깊은 조카였다고 했다.

또 B씨는 "조카가 동생네 맏딸로 한번도 엄마, 아빠를 속상하게 한 적이 없었으며 지방 특수목적고에서 항상 상위권으로 있다가 대학교 들어가서도 4년 내내 과 수석, 차석 하면서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졸업했다"며 집안의 자랑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일어난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스토킹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19일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일어난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스토킹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그는 "혹시 별다른 (사건 관련) 기사가 있나 싶어 검색해보면 '한녀, 한녀' 하면서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는 식 글이 보인다"며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을 사는 시민들이 맞나 싶다"고 말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한녀'는 '한국여성'을 낮춰 부르는 혐오표현이다.

그는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 의원의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까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드잡이라도 하고 싶다"며 격분했다.

A씨는 "언론에서 피해자와 피의자가 사귀는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협박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성 기사 때문에 저런 말이 나온 거 같다"며 "확인된 내용을 보면 불법 촬영 영상은 피의자가 역 구내에 설치해 촬영한 몰카 영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가 과거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는데 이를 조카(피해자)가 최초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일반 시민이 해도 말이 안 되는 얘기를, 정책을 다루는 시 의원이 언급했다는 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며 "변호사를 통해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회 또 우리 여론을 이끌어주는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min365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