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땅콩회항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건….
이들은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우리 사회를 흔들어 놓은 사건들이다. 한 시대의 윤리와 정의에 대한 생각과 시대의 갈등을 보여주기도 한다.
‘변호사 실격’(지노)은 류동훈 변호사의 이들 사건에 대한 가상 변론 노트이다. 저자는 우리 형법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들 사건을 직접 경험한듯 변론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따라간다.
형법을 다루는 책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도 읽히는 이유이다.
이들 사건은 형법의 기본 법칙 중 ‘범죄의 성립’과 관련한 선도적 사건들이다. 범죄 성립에 관한 형법이론을 구성하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범죄란 어떻게 성립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또한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면서 당시의 사회적 상황, 나아가 오늘 우리의 모습까지 두루 살펴 볼 수 있다.
저자는 영화와 음악에 심취해 여러 번의 학사경고로 대학교에서 제적될 뻔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금까지 법학박사이자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해오면서 그는 ‘법이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가, 법조인은 누구이고, 변호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책에는 변호사의 신분으로, 또는 한 개인으로, 법과 정의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살인자를 왜 변호해야 하는가, 그에 대한 변호를 당당히 거절해야 하는가 등 법과 정의에 대한 그의 고민 속에서 우리의 법 감정을 비춰볼 수 있다.
책은 사건이 발생하면 주인공 변호사가 사건 당사자들과 직접 부딪히며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어떤 법이론을 적용할지 고민하며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받게 되는 과정을 모두 담아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특히 어려운 법률용어를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고, 실제 사건의 판결문을 인용, 현실감과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청소년들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변호사 실격/류동훈 지음/지노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