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기재위 회의 무산
與, 공제기준 12억 제안
野, 공정시장가액비율 입장차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연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특별공제 도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다음달 1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종부세법 개정안을 논의해온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실패하면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대한 여야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무산됐다. 전날 박대출 기재위원장은 여야가 종부세법과 관련해 최종 합의를 타결할 경우 이날 오전 10시 기재위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여야 기재위 간사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절충안으로 제시한 1세대 1주택자 특별공제 기준을 더불어민주당이 최종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날 국민의힘은 국회에 발의된 종부세법상 특별공제 기준인 14억원을 12억원으로 낮추는 절충안을 민주당에 제시했다. 현행법상 1가구 1주택자에게 종부세 공제금액은 11억원이다.
이에 부자 감세라며 종부세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절충안 수용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여야간 최종 합의를 전제로 열릴 예정이던 기재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오늘 기재위 회의는 안 열릴 예정”이라며 “여야가 (종부세법 관련)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 무산의 주요 요인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목된다. 지난달 말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종부세 산정에 필요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추는 내용의 종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세 부담은 커진다.
국민의힘은 기존 법안에서 공제기준을 완화한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행정부 시행령으로 위임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류성걸 국민의힘 소속 기재위 간사는 “공제 금액을 12억원으로 하자는 제안을 어제 했다”며 “(민주당 쪽에서 주장하는)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정부에 위임된 사안이고 이미 법률 범위 내에서 시행령으로 개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우 정부가 이미 시행령으로 사실상 종부세 부과 수준을 낮춘 만큼 법 개정으로 종부세 특별공제 기준까지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과세기준 상향(9억원→11억원)이 한차례 있었다“며 ”정부의 공정시장가액 인하와 맞물리면 이미 1가구 1주택 종부세는 최장 80%를 면제해줄 수 있는 기준도 있기 때문에 재산세 대비 종부세는 거의 종이호랑이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부세 특별공제 도입이 지연될 경우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이 9월5일부터 10일까지 종부세 특례 대상자들에게 특례 신청 안내문을 발송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안 돼 안내문이 제때 발송되지 않을 경우 납세자들에게 기존 종부세 기준에 따라 고지서를 발급해야 한다. 이 경우 납세자들이 연말에 과다 계산된 세액을 스스로 수정해 자진 신고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법안 처리 지연으로 인한 종부세 과다 고지 대상은 ▷특별공제 1주택자 21만4000명 ▷일시적 2주택자 5만명 ▷상속주택 보유자 1만명 ▷저가 지방주택 보유자 4만명 ▷고령자 납부유예 대상자 8만4000명 등 약 40만~5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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