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는 주로 엄마의 몫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정서와 뇌 발달을 위해 태교음악을 듣고 수학문제를 풀기도 하지만 이는 대부분 엄마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강해 아빠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애꿎은 TV 리모콘만 만지작거리기 일쑤이다.

하지만 태교는 부모가 함께 할 때 더욱 의미가 있으며 특히 아빠의 낮은 음성이 아이에게 안정감을 전해주어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여자에서 엄마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듯이 남자 역시 아빠가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와 아빠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마음이 똑똑한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하기 위해 <하루 5분 아빠 목소리>라는 창작 태교동화책이 발간됐다. <하루 5분 엄마 목소리>에 이은 후속작으로 아빠가 전하는 태교의 중요성에 주목한 <하루 5분 아빠 목소리>의 정홍 작가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편 ‘하루 5분 엄마 목소리’과 이번 ‘하루 5분 아빠 목소리’는 어떻게 다른가?

이번 책은 ‘하루 5분 엄마 목소리’를 쓸 때보다 훨씬 더 오래 걸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내면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쓰는 내내 ‘아빠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이 그림자처럼 떠나지 않았다.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빠들은 인생이 동화처럼 아름답거나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아이만큼은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자기 앞의 시련을 이겨내고 삶의 주인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래서 그 간절함을 책에 담고 싶었다.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역시 ‘정서지능’을 밑그림에 깔고 있지만 ‘앞으로 내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과 만나면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좀 더 실용적인 정서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대게 아빠들은 뱃속 아이에게 태교동화를 읽어준다는 것 자체를 어색해하는 경우가 많다. 정홍 작가 본인은 세 자녀에게 모두 직접 창작한 동화를 읽어주었나?

처음엔 태아에게 “안녕”하고 인사하는 것조차 너무 쑥스럽고 어색했다. 마치 혼잣말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나 태동을 느끼면서 점점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태명을 ‘꾸니’라 짓고 녀석을 주인공으로 삼아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기승전결도 없고 극적인 흥미도 없는 엉터리 동화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게 세 아이가 차례로 태어나는 동안 꽤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다.

참고로 태담이 영 어색하게 느껴지는 아빠들이 있다면 하루에 딱 5분만 참고 낭송해보기를 바란다. 사흘 뒤부터는 놀라우리만치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많은 창작 소재 중에 ‘동화’를 쓰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는가?

누구나 태어나서 제일 처음 접하는 장르가 바로 동화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훌륭한 동화들은 사람의 정서적 면역력, 즉 ‘마음의 힘’을 탄탄하게 길러준다. 그런 점에서 나는 동화를 위대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늘 ‘때가 되면 동화를 써야지, 써야지’하다가 처음 쓰게 된 책이 태교동화라는 것은 나에게 축복과도 같다.

물론 ‘창작 태교동화’라는 모험적인 기획을 과감히 밀고나간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편집진의 신뢰와 뚝심이 없었으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행운이다. 앞으로도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 속의 아이’를 만나기 위해 계속 동화를 쓰는 것이 소망이다.

- ‘하루 5분’ 시리즈는 똑같은 동화를 부모가 먼저 읽어볼 수 있도록 ‘아빠(엄마)의 동화’, ‘하루 5분 아빠(엄마) 목소리 태교동화’로 2단 편집돼 있다. 특별히 부모의 입장까지 고려한 기획을 추진한 이유가 있을까?

사실 이 시리즈의 주요 본문은 부모가 읽는 부분, 즉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처음부터 ‘부모가 먼저 읽고 감동을 느끼는 태교동화’를 구상했다. 동화 한 편이 끝날 때마다 태아에게 읽어주는 짧은 요약글을 별도로 마련한 까닭도 부모와 아기의 만남을 안내할 수 있는 정서적인 소통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기에게 읽어주는 동화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부모들 각자가 느낀 대로 자유롭게 변형해가며 보다 풍부한 감성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 태교동화를 창작할 때 주로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받는 편인가?

이야기를 쓰려는 사람은 세상 어디든 넝마주이의 마음으로 돌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장소는 좁다란 작업실일지라도 이야기 씨앗은 온 세상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구상할 때 나는 주로 아이들 손을 잡고 오래된 골목이나 재래시장을 즐겨 다닌다. 아이들이 처음 보는 것, 신기한 것들과 마주칠 때마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늘 관심 갖는 편이다. 그리고 밤에는 주로 친한 이웃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책에서 만날 수 없는 보석 같은 육성을 길어 올릴 때가 있다. 또 영화를 보거나 헌책방을 돌아다니면서 썩 괜찮은 아이디어를 건질 때도 많다.

- ‘하루 5분 목소리’를 꼭 읽었으면 하는 대상이 있다면?

구태여 우선순위를 든다면 아기를 가진 엄마들이 첫 번째 독자가 되길 바란다. 다음엔 예비아빠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다. 엄마 뱃속에서 듣던 이야기를 나중에 아이가 직접 읽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사실 ‘하루 5분 엄마 목소리’를 쓸 때만 해도 ‘태교는 아기보다 먼저 엄마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기는 가족이라는 확장된 자궁에서 정서적 영양분을 끝없이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단지 태교라는 실용적인 목적과 시기에만 묶여있지 않고, 자녀가 성장한 뒤에도 힐끗 펼쳐들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