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팀에 돈 쥐어주고 끝” 일회성이 대부분
부처간 칸막이 그대로…컨트롤타워도 없어
창업기업 생존 높일 ‘긴 호흡’ 지원 절실 호소
“지원정책은 많은데 컨트롤타워가 없다. 부처간 벽을 다 허물어야 한다.”
“부처마다 실적 위주로 양적 지원에 집착하다보니 산발적일 수밖에 없다. 깊이 있는 긴 호흡의 지원이 없으면 도루묵이다.”
지난 24일부터 3일간 부산에서 진행된 ‘제20회 벤처썸머포럼’. 3년만에 열린 벤처인들의 축제가 무색할 정도로 쓴 소리가 넘쳤다. 이들의 따끔한 지적은 한결같이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지원정책을 총괄해서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모아보면 정부 지원실태는 다음과 같다. 창업팀을 꾸리고 아이템을 짜서 심사를 통과하면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아직 기업이란 틀을 채 갖추지도 못한 창업초기기업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긴 호흡의 지원은 없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이를 사업화하고, 제조업의 경우 양산까지 끌고 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억대의 창업지원금을 척척 받을 땐 성공한 청년 벤처인이 된 듯 느꼈던 이들이 비즈니스모델을 다듬는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때, 이들의 아이디어를 극찬했던 지원기관은 곁에 없다. 이들은 그저 해당 기관이 지원한 초기기업이라는 ‘숫자’로만 남을 뿐이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기관마다 때가 되면 박람회에 참가할 기업을 모집한다며 유관 협회에 연락을 돌린다. 아직 해외시장에 대해 전략을 채 마련하지 못한 곳도 참가비를 지원해준다니 “밑져야 본전인데 가보자”는 심정으로 참석한다. 한국 기업 수십곳을 모아 행사장을 채우고 나면 지원기관으로서는 할 일이 다 끝난 셈이다. 부스 사진으로 지원활동을 입증한 것까지 해당 기관의 업무일 뿐 실질적 사업성과에는 관심이 없다. 계약이 얼마나 체결됐고, 성과가 미흡한 기업들은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특정 국가에 진출하려면 어떤 전략을 갖춰야할지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쯤 되면 현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이 기관의 성과 입증을 위한 ‘숫자 채우기’에 불과한 게 아닌가 싶다. 벤처인들은 기업지원 컨트롤타워가 없고, 부처별 산발적으로 정책이 나온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유관기관마다 성과경쟁의 일환으로 자금을 쥐어주는 일회성 지원이 반복된다 꼬집는다.
김선오 벤처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실패 경우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면 차라리 정부지원 받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지원받을 땐 달콤하지만 초기기업의 5년 생존률은 28.5%밖에 안 된다. 이들을 제대로 지원하겠다면 고비를 넘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데, 돈 쥐어주곤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원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긴 호흡의 지원이 이뤄져야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한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