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증거인멸교사 혐의 부인
‘폭행영상 4개 중 사본 1개만 삭제’
검찰 1년 구형
금고 이상 형 선고 시 변호사 자격 박탈도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의 1심 결과가 25일 나온다. 증거인멸 혐의 인정 여부가 형량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증거인멸교사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형량이 갈릴 전망이다. 폭행 사실 자체를 인정해온 이 전 차관은 증거인멸교사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한다. 택시기사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폭행 영상 4개 중 이 전 차관에게 전송한 사본 영상 1건만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삭제했다는 이유에서다.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성립되려면 A씨의 증거인멸죄도 성립돼야 하는데, 나머지 영상 3개를 지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전 차관이 내사종결 전까지 A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그대로 보존한 만큼, 증거인멸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진실 추구 의무가 있는 변호사임에도 의무를 위반한 채 자기 허물을 벗기 위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증거인멸은 징역 6월~1년 6월이지만 증거인멸 등을 교사할 경우 가중치가 적용돼 권고형량이 징역 10월~3년으로 늘어난다.
금고 이상의 형이 나올 경우 변호사 자격 정지도 불가피하다. 변호사법 5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집행이 끝난 뒤 5년 간, 금고 이상 형 집행유예를 받으면 유예기간이 지난 뒤 2년 간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없다. 그러나 항소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형이 확정되려면 시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차관은 취임 전인 2020년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려던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발생 이틀 뒤 택시 기사에게 합의금 1000만원을 건네며 폭행 장면이 담긴 차량 내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있다.
당시 최초로 신고를 접수한 서초경찰서는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단순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인 점 등을 들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종결 했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이 2020년 말 법무부 차관에 임명된 후 언론 보도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기소할 수 있는 특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에게 운전자 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지난 9월 불구속 기소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된 A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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