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개발사, 개발이익 독식…3142억원
성남시, 10%만 참여했어도 314억 이익
이재명 “朴정부 공식 요청 따른 것” 반박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감사원이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민간 개발사에 최소 수백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특혜사업이라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22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남시의 백현동(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 특혜의혹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성남시는 2015년 3월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연구원 부지의 용도지역을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제안을 수용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의 사업참여를 이행조건으로 부가했다. 이어 민간사업자 A사는 이 부지를 1223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 연구개발(R&D) 시설용지, 공원 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성남시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추진하면서 성남도개공의 개발사업 참여 조건을 ‘필요없다’며 임의로 누락하거나, 성남도개공에 확인하지 않은채 ‘사업참여 의사가 없다’고 간주했다. 성남도개공 역시 임원들이 사업 참여 검토를 소극적으로 지시하고 개발 진행상황만 파악하다가 2016년 7월경 더 이상 사업참여를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성남도개공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A사는 이 지역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가게 됐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이 회사의 개발이익은 3142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성남시가 공사가의 10%라도 지분참여 했다면 314억원의 배당이익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A사가 2015년 12월 아파트 민간임대를 일반분양으로 변경 요청하자 성남시는 당초 내부 부서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사업자의 추가이익은 분석하지도 않은 채 ‘임대는 강제가 아니다’며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분양 변경에 따른 추가이익은 최소 256억원에서 최대 641억원”이라며 “성남시가 지구단위계획이 입안되기도 전에 이를 시장의 결재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감사원은 사업 도중 성남시가 A사에게만 유리한 기부채납 교환을 결정해 시에 손실을 초래했다고도 밝혔다. 성남시가 개발부지 중 R&D 용지의 절반인 1만6948㎡에 R&D센터 건물을 짓고서 A사로부터 땅과 건물을 기부채납 받기로 계획했으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이 용지 일부가 원형보전지로 지정되자 A사는 재산가치가 떨어지는 해당 용지를 R&D센터 대신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교환을 추진했고 성남시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성남시는 원형보전지인 잔여 R&D 용지의 가격을 주변 오피스텔 시세와 비교해 385억원으로 높게 산출하는 등 기부채납 교환이 성남시에 28억원 이익인 것처럼 부당하게 검토했다”며 “실제 감정평가사례를 기준으로 잔여 R&D 용지의 가치는 66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시에 291억원 상당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 아파트 단지의 초대형 옹벽도 위법하게 설치됐다고 지적했다. 산지관리법에 따르면 비탈면 수직 높이는 15m로 제한되는데도 시행사는 최대 51.3m 높이로 산지를 깎고 아파트를 그대로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해당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와 성남도개공 직원 총 11명의 비위가 있었지만, 징계기한이 지난 탓에 이들의 비위 내용을 인사 자료로만 남기라고 통보했다. 또, 초대형 옹벽은 민·관 전문가로부터 구조 안전성을 재확인받고 안전 보강 조치를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다만, 감사원은 개발 구역의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는 “청구기간이 경과했다”며 감사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감사원의 결론에 대해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와 한국식품연구원이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 요청을 이행한 성남시가 특혜라면, 백현동 용도변경 요구 및 관철한 박근혜 정부는 특혜강요죄”라며 “때려놓고 비난하는 방식의 감사가 윤석열 정부 식 감사라면 공정성이 사라졌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