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변호사, 위험 더 노출

법자체보다 경각심 높이는 의미”

지난 9일 7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변호사 방화 사건 이후 법조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성이 커지면서 ‘변호사 폭행 가중 처벌법’을 만들어 사건 재발 방지에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2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접수된 변호사 보복범죄 피해 사례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변협은 대구 변호사 방화 사건 후 특별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자신의 무고 사건을 사임한 변호사를 찾아가 강제추행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등 사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성폭력 피해자를 주로 대리하는 한 변호사는 지난해 가해자 가족으로부터 3차례 폭행 위협을 받았다. 법률상 협박 또는 폭행으로 고소가 가능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내 의뢰인의 이익이 최선인 상황에서 나서지 못했다”며 “특수관계에 놓인 변호사가 직접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변에 비슷한 일들을 한 두건씩은 다 겪는다”고 털어놨다.

변협은 24일까지 추가 피해 사례를 집계한 뒤 유형별로 발표하고 개선책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의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앞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변호사의 변호 활동을 이유로 한 폭력, 상해, 방화 등 보복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가 변호 활동으로 인해 입을 수 있는 신체적, 재산적 피해에 대한 사전예방 및 사후보상 장치 마련 등도 촉구했다. 변협도 이같은 방안을 포함한 대응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사한 처벌 조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가중처벌 규정에는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고소, 고발 등 수사단서 제공, 진술, 증언 등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죄를 범할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란 쉽지 않고, 가벼운 사안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된다.

한국법조인협회장 김기원 변호사는 “단순히 형량 늘린다는 의미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 사무직원 등을 공격하거나 협박하는 행위가 안 되는 일이라는 경각심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청소년 등 피해자 대리인이 취약한 구조에 놓인 만큼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폭력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보다 작은 규모의 변호사, 특히 청년·여성 변호사일수록 범죄를 당할 확률이 높다”며 “그간 이런 문제에 대해 변협 차원에서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향이 있었다”며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를 따져보면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변호사들은 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의뢰인과의 특수관계가 괴롭고 힘들어도 내가 당사자처럼 나설 순 없다”며 “나 아니면 공격할 사람도 없어서 내가 받아 줘야 하는 생각도 갖는다. 엄금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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