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후 주식 가격 오르자 처분
36억여 원 부당이득 취한 혐의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미리 사둔 주식을 방송에 나와 추천한 뒤 가격이 오르자 팔아치운 증권전문가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주식을 사라’며 투자를 부추긴 것이 아닌 ‘사기 적합하다’는 정도의 소개여도, 매수 의사를 불러일으켰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적용 대상이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투자자에게 B사 등 3개 종목이 매수하기에 적합하단 점을 소개해 매수 의사를 불러일으키는 행위, 즉 증권의 매수 추천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A씨는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증권의 매수 추천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와 ‘위계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증권방송전문가로 활동하던 A씨는 2011년 10월~2012년 1월 저가에 미리 매수한 B사 등 4개 종목의 주식을 케이블TV 정규 방송 등에서 추천하고, 가격이 오른 주식을 팔아 36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미리 사둔 주식을 팔기 전 방송 등을 통해 추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 대상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시청자들이 A씨의 추천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거래하는 점, A씨가 다른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했단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반면 대법원은 A씨가 B사 등 4개 종목 주식에 관한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고 주식 매수를 추천한 것인지 더 살핀 후에 자본시장법 성립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은 또다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방송에 나와 B사 등 3개 종목에 대해 소개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투자자에게 해당 종목 매수를 부추길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단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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